'5라운드 6승' 전자랜드, 6강 보인다
OSEN 기자
발행 2008.02.23 09: 41

[OSEN=이상학 객원기자] 트레이드 효과와 함께 6강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가 만년하위팀의 이미지를 벗고 4시즌만의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전자랜드는 5라운드에서 6승3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단독 6위(24승21패)로 올라섰다. 7위 서울 SK(22승22패)와의 승차도 1.5게임으로 벌어질 태세. 전자랜드는 지난달 트레이드 마감일 대구 오리온스와 실질적인 3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레이드 효과에 이어 김성철의 부활까지 이어져 무섭게 탄력받고 있다. 전자랜드 상승세의 중심은 역시 오리온스에서 데려온 ‘최고령 외국인선수’ 리온 트리밍햄이다. 트리밍햄은 이적 후 9경기에서 22.6점·6.9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야투성공률이 무려 65.0%에 달할 정도로 효율적인 득점원 노릇을 하고 있다.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경기당 평균 8.7개의 자유투를 얻어낼 정도로 상대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 오리온스에서는 경기당 평균 자유투를 5.8개밖에 얻지 못했지만 전자랜드에서는 매우 위협적으로 변신했다. 트리밍햄의 영입으로 전자랜드는 테런스 섀넌에게 집중된 공격루트를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섀넌은 트리밍햄 합류 후 득점이 평균 4.3점이나 떨어졌지만, 전자랜드는 보다 더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섀넌-트리밍햄이 지속적으로 골밑을 공략하고 공격 부담을 나누면서 섀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선수들이 덩달아 살아나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골밑의 안정으로 외곽 선수들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 ‘떠오르는 에이스’ 정영삼은 “그동안 섀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트리밍햄이 온 다음부터는 골밑에 힘이 실어져 외곽 찬스도 더 쉽게 나는 것 같다”고 트레이드 효과를 설명했다. 트리밍햄과 더불어 김성철도 전자랜드에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을 날린 김성철은 1월말 8일간 휴식기 이후 8경기에서 평균 12.0점·3.1리바운드·3점슛 2.63개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야투성공률이 56.9%이고,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5.3%에 달한다. 트리밍햄이 골밑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면 김성철은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날리고 있다. 김성철이라는 구심점의 합류로 전자랜드는 승부처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골밑의 안정과 구심점의 복귀로 몰라 보게 안정감이 좋아진 전자랜드는 5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4.6개의 속공을 성공시킬 정도로 팀 스피도도 좋아졌다. 트레이드 전까지 전자랜드는 속공이 경기당 평균 3.0개로 10개 구단 중 전체 9위였다. 하지만 트레이드 후에는 빠른 속공으로 쉽게 득점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포인트가드 황성인의 감각 회복이 큰 힘이었다. 하지만 최희암 감독은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비가 좋지 않고, 좋은 센터들을 국내선수들이 활용할 줄 모른다. 상대의 흐름을 읽고,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6라운드 대진운이 6강 막차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보다 더 좋다. 약팀들을 먼저 만나는 것이다. 전자랜드로서는 지난 2003-04시즌 4강 진출을 끝으로 인연이 끊긴 후 기약조차 없었던 ‘봄의 잔치’ 초대장을 받는 것이 더 이상 꿈만은 아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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