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두현아,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발 더 뛰어라"
OSEN 기자
발행 2008.02.23 11: 40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걸음 더 뛰어야지 잉글랜드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최강희(49) 전북 현대 감독에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웨스트 브롬위치로 임대된 전 성남 일화 미드필더 김두현(26)은 아주 특별하다. 최 감독은 지난 22일 전북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자리서 김두현과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최 감독이 수원 삼성 코치를 맡고 있던 2001년, 김두현이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으며 두 사내의 본격적인 사제 관계가 성립됐고 이 인연은 대표팀까지 이어졌다. "아주 좋은 선수로 각인됐어요. 경기를 볼 줄 아는 넓은 시야를 가졌고, 어떤 상황에서든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플레이를 이끌 수 있는 선수였죠. 영리했습니다". 그 해 최 감독이 수원을 떠나는 바람에 소속 팀에서 짧은 시간 밖에 함께 할 수 없었지만 2003년 4월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에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됐다. 오랜만의 재회였지만 당시 최 감독은 김두현이 해외 진출에 대해 아주 강렬한 염원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타성과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했으나 목표가 일본 J리그였기 때문에 조금은 실망하기도 했단다. "(김)두현이를 대표팀에 소집했는데, 이 친구가 대뜸 일본으로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4~5개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다면서. 좀 더 기다리고, 좋은 때를 기다리라고 말렸는데 결과적으로 봤을 땐 정말 잘됐죠". 최 감독은 어쩌면 그때 J리그로 옮기지 않은 것이 잉글랜드라는 더 넓은 무대로 갈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또 적절한 단계를 밟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는 것도 훌륭한 경험이 된다고 여긴다. "서둘러 일본으로 갔다면 잉글랜드 진출 기회가 주어졌을까요. 김두현 정도면 J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을 겁니다. 당연히 현실에 안주했을 테고요. 지금처럼 큰 발전은 어려웠을 거에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김두현과 호흡을 맞추길 기대한다는 뼈있는 농을 던지며 활짝 웃은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프리미어리그 하위팀의 러브콜을 마다한 채 (김)두현이는 챔피언십을 택했죠. 겉모양보다 미래와 가능성을 본 겁니다. 어떤 계약을 맺었든, 이왕 잉글랜드로 진출했으니 성공해야죠.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걸음 더 뛰는 선수로 남길 바랍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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