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한일전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염기훈(25, 울산)은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였다. 염기훈은 23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08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멋진 발리슛을 터트리며 한국대표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번에도 왼발이었다. 전반 14분 박원재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한번 그라운드서 바운드 되는 것을 기다린 염기훈은 튀어오른 공을 그대로 옆으로 넘어지면서 발리슛으로 연결, 일본 수비진과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하며 그물망을 흔들었다. 특히 가와구치 골키퍼는 슛이 들어가는 것을 쳐다보고만 있었을 정도로 빠른 슛이었다.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왼발의 마술사' 염기훈은 지난 20일 북한전에서도 멋진 프리킥 골로 상대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까지 꼼짝 못하게 한 바 있다. 살짝 수비진의 머리를 넘긴 프리킥 성공은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결국 일본전에서 또 한 골을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오른발에 박주영이 있다면 왼발은 염기훈이라는 인식을 팬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준 경기였다. 그라운드를 넓게 쓰며 미드필더와 유기적인 패스에 이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기도 했던 염기훈은 경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일본 수비수를 상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염기훈은 지난해 7월 아시안컵에서 오른쪽 새끼 발가락 골절상을 당하고 전 소속팀 전북과 불편한 잡음을 내며 이적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3개월간 재활훈련에만 전념했던 염기훈은 이번 동아시아 선수권대회를 통해 완전히 부상에서 탈출했음을 증명했다. 허정무 감독의 우려도 완전히 씻어버렸다. 또한 이번 골로 염기훈은 한국의 일본전 318분간 무득점 기록 행진을 끊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5월31일 일본과 친선경기서 후반 41분 터진 안정환의 득점 이후 기나긴 침묵을 지킨 바 있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