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용병 타자 공백, 백업으로 메운다"
OSEN 기자
발행 2008.02.24 08: 10

다 복안이 있었다. 백업요원으로 공백을 메울 계산이 있었다. LG 트윈스 사령탑 2년차인 김재박(54) 감독은 역시 ‘여우’였다. 공격력이 그렇게 좋지 않은 LG 트윈스가 올해는 외국인 타자 없이 투수 2명으로 용병 엔트리를 채운 이유가 있었다. 거포 용병 타자 한 명이 팀 공격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야구에서 김재박 감독은 과감하게 용병 타자 대신 투수 2명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그렇다고 LG 기존 공격력이 다른 구단에 비해 나을 것도 없는 전력이다. 오히려 잘나가는 구단에 비해서는 처지는 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속설과 함께 따로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용병 타자 대신 투수를 택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가진 호주 마무리 캠프 때부터 공들여 키운 야수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용병 타자를 과감히 버렸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 때부터 심혈을 기울인 ‘야수 키우기’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포수를 비롯해 내외야 전포지션에 믿을 만한 백업요원이 풍부해지면서 김 감독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전체적으로 전력이 달려 힘을 쓸 수가 없었다. 특히 야수진에 백업요원이 없어 공격력이 약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주전과 백업요원간의 기량차가 크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용병 타자가 없어도 해볼 만한 전력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내외야에 백업요원을 키우면서 주전들에게는 긴장감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백업요원들에게는 주전 도약의 기회가 생기면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넓디 넓은 잠실구장에서는 웬만한 용병 거포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도 김 감독이 국내 타자들로 승부를 걸게 만든 한 요소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용병타자로서는 준수한 성적을 올린 발데스와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로 “파워면에서 잠실구장 홈런포와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올해는 토종 타자들로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은 용병의 공백을 메울 대체세력으로 키운 야수진에 믿음을 갖고 있다. 주인공들은 주전 포수 조인성의 뒤를 받쳐줄 김정민과 최승환을 비롯해 내야수 박용근과 서동욱, 외야수 김준호, 정의윤, 이성렬, 오태근 등을 꼽았다. 지도자 수업을 받다가 현역으로 복귀한 포수 백업요원인 김정민과 지난해 부상을 당했던 최승환은 조인성처럼 공수에서 활약은 기대할 수 없지만 수비에서는 충분히 뒤를 받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야진에서는 대졸 2년차인 박용근의 기량이 부쩍 성장했고 외야수에도 김준호가 주전자리를 노릴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백업요원들의 성장에 고무된 김 감독은 “지난 해에는 백업요원이 전력차가 커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주전과 후보간의 전력차가 크지 않아 용병 거포가 없어도 공격력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올 시즌 목표인 ‘4강 진출’을 이뤄낼 각오를 다지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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