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금' 캐릭터 , 김수현을 누를까
OSEN 기자
발행 2008.02.24 08: 39

MBC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이하 '박정금')이 경쟁작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KBS '엄마가 뿔났다'(이하 '엄마')에 대역전극을 펼치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박정금'은 TNS 조사결과 전국시청률 21.5%를 기록, 18.8%에 그친 '엄마'를 눌렀다. 지난 2일 14.4%로 첫 발을 내디딘 '천하일색 박정금'은 3일 2회에서 15.5%로 1.1%포인트 상승했으며 3회 17.7%, 4회 18.3% 등 매회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중이다. 이에 비해 초반 승부에서 3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박정금'을 압도하던 '엄마'는 갑자기 맥을 못추며 비틀거리고 있다. 방송 2회만에 29.6% 고공 비행을 시작하면서 김수현의 불패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주 난기류에 흔들리는 중이다. 아직 극 초반이라 판단은 이르지만 김수현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강점으로 꼽히는 중독성 대사를 시청자들이 조금씩 지겨워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선정성을 앞세운 파격적 불륜극 '내 남자의 여자' 때와는 달리 이번 '엄마'는 김수현이 자주 다뤄왔던 '대가족 홈드라마' 스타일의 축을 따라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등장 인물들의 성향과 대사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순재 김혜자 강부자 김나운 등 김수현 사단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식상함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정금'의 분투는 신선한 설정과 캐릭터로 어느 정도 예고됐던 바다. 단지 방송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김수현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 큰 걸림돌이었을 뿐. 그러나 억척스러운 경찰서 강력팀 소속 형사로 분한 박정금 역의 배종옥과 손창민, 김민종, 한고은을 비롯해 나문희, 박근형, 이혜숙 등 주변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박정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드라마에 박수를 보냅니다" "주말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은 건 정말 처음인 것같다" 는 등의 칭찬글이 계속 올라오는 중이다. 남자들 틈에서도 절대 기 죽지 않고 할 말은 똑부러지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하지만 가슴 한 켠에는 상처를 안고 사는 강력팀 형사 역의 배종옥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 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종, 한고은의 활약상과 박준규, 나문희 등 감초 연기자들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 역시 극의 재미를 더했다. 김수현의 현란한 대사를 '박정금'의 캐릭터가 누르는 이변이 과연 일어날지에 방송각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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