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감독들, “무제한 연장전은 정신나간 일”
OSEN 기자
발행 2008.02.25 07: 54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한 일인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우리 실정에서는 맞지 않는 정신나간 짓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의 현장 감독들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성근(66) SK 감독, 김재박(54) LG 감독, 선동렬(45) 삼성 감독 등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결정한 ‘올 시즌 무제한 연장전 승부’에 대해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근 감독은 “연장전 승부를 비롯해 포스트시즌 경기수 조정 등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 한다. 이건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라며 무제한 연장전 승부에 거부감을 보였다. ‘지옥훈련’으로 정평이 난 김 감독은 “연장전에 대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선수들을 더 훈련시켜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김재박 LG 감독도 “1,2군의 기량차가 크고 선수층이 얇은 우리 실정에 무승부제 폐지는 아직 이르다. 감독들은 이제 항상 연장전에 대비한 선수기용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면서 “선수 부상 등 방지를 위해 1군 엔트리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엔트리를 보완해야 한다”며 무승부제 폐지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현재 25명인 1군 엔트리를 더 늘려야 무제한 연장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장을 돌아보고 있는 전직 감독 출신의 한 방송해설위원은 “감독들 대부분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반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사안이 결정됐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정신나간 짓”이라며 현역 감독들과 똑같은 반대 의견을 보였다. ‘무승부제 폐지’는 ‘끝장승부’를 통한 팬서비스와 2군 선수들의 1군 진입 기회확대 등의 장점이 있지만 현장 감독들의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아 올 시즌 내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당장 감독들은 3월 23일 감독자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논의할 예정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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