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언제나 안정을 찾을까. 올 시즌부터 제8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참가하는 센테니얼이 창단 발표 후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듯 센테니얼이 이유를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식 경영'을 추구한다고 큰 소리 쳤으나 말뿐이다. 한 번 내뱉은 말도 바꾸기 일쑤다. '그때 그때 달라요' 라는 유행어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지난 1월 프로야구 참가를 선언한 센테니얼은 지금껏 이렇다 할 믿음을 주지 못했다. 센테니얼은 ▲정식 창단 승인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100% 고용 승계 등을 놓고 선수단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박노준 단장은 KBO 가입 보증금 20억 원을 내겠다고 외쳤으나 결국 12억 원을 납입하는 데 그쳤다. 가까스로 우리담배와 3년간 총 300억 원에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지만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프로야구의 모토와 맞지 않다는 비난도 거세다. 전훈 기간 중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매듭짓겠다고 밝혔으나 별 성과가 없다. 오히려 반감만 살 뿐이다. 지난 21일 저액 연봉 선수 18명과 재계약에 성공하는 데 그친 센테니얼은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며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절이 싫으면 승려가 떠나라'는 격. 14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 차려진 전훈 캠프의 모습을 지켜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뒤늦은 전훈에 부족한 훈련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환경과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선수들은 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선수들이 매서운 추위에 고통을 느끼고 있지만 이광환 감독은 속도 모르고 '제주 전훈 예찬론'을 펼친다. 센테니얼 선수들은 지난 1980년대 인기 만화 속 '공포의 외인구단'이 아니다. 무모한 헝그리 정신만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 고액 연봉 선수들과 협상하기 위해 전훈 캠프를 찾은 박 단장은 구단의 방침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야구 선배인데 인사는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처럼 박 단장이 지금껏 선수들의 입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가. 오히려 '야구 선배가 맞냐'는 생각이 들 만큼 잔혹했다. 선배라는 권위를 내세우기 앞서 후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았더라면 선수들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을까. 프로야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만 내세운 센테니얼. 지금껏 보여준 모습이라면 그들의 목표는 어림도 없다. 프로야구의 발전이 아니라 퇴보만 가져올지도 모른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