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달인, 느끼함이 지나쳤나
OSEN 기자
발행 2008.02.25 10: 29

보는 시청자가 절로 욕지기를 느낄 정도인데 김병만(33) 본인은 어땠을까. KBS '개그 콘서트'의 인기 코너 '달인'이 펼치는 자학 개그를 놓고 시청자들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느끼한 음식을 잘먹는 달인이 방송되면서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기름진 음식으로 해장을 한다는 '달인'. 달걀 흰자만 풀어넣은 컵 한 잔을 원샷하더니 돼지 비계를 마요네즈에 찍어먹고, 참기름도 한 잔을 들이켰다. 이를 바라보는 방청석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박수를 보냈지만 그 속에는 비명과 환호가 교차했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해도 너무 했다' '방송을 보면서 토할뻔 했는데 심한 것 아니냐' '저질 코미디는 그만하라'는 내용의 비난 글들이 상당수 올라왔다. 여기에 '웃긴 데 무슨 상관이냐' '개그는 개그로만 보라'는 반박이 맞서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개콘' 경력 9년째인 김병만은 '달인' 코너로 다시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는 달인일 때는 청양고추, 태국고추, 생강으로 혹독하게 이어지는 매운 맛의 세례를 받았고 지난 주 코너에서는 얼음 구두와 얼음 침대로 냉찜질을 톡톡히 했다. 리얼리티 프로 '생활의 달인'을 시청할 때의 감동과 달리 '과연 김병만이 (저 정도의 고통을)견딜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개콘'의 달인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김병만 자신도 "'달인' 코너를 통해서 종종 육체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고통을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너와 코너 사이를 잇는 짧은 콩트로 시작했던 '달인'이 시청자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아 '개콘'의 메인 코너로 자리잡으면서 그는 폭주기관차 마냥 앞으로 내달리고 있다. 코너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고통을 받는 시간과 고문(?)의 방법도 늘어나고 다양해졌다. 김병만의 '달인'은 새로운 캐릭터의 한 유형이다. 현재 예능 프로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MBC '무한도전'에서 탄생한 유반장, 하찮은형, 상꼬마, 뚱보, 바보형, 돌아이 등과 결국은 한 뱃속에서 태어났다. .‘1박2일’의 은초딩과 허당도 다 같은 맥락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본래 드라마 같은 극 속에서만 존재했던 캐릭터들이 이젠 예능 프로그램까지 장악한 것"이라며 "문제는 계속해서 등장하는 캐릭터들로 인해 이미 캐릭터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이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요구도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라고 '달인'의 출현 배경을 설명했다. mcgwire@osen.co.kr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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