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김형일, 철저한 몸관리…프로 내음 '물씬'
OSEN 기자
발행 2008.02.26 08: 50

“몸 관리는 스스로 해야죠. 안 아픈 데가 없네요”. 프로 2년차가 된 대전 시티즌의 수비수 김형일(24)의 표정에선 한결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표정부터 행동 하나하나까지 성숙해졌음이 느껴진다. 경남 통영에서 진행된 전지훈련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지난 24일 늦은 밤. 대전 선수단 1군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통영 관광호텔 의무실에는 김형일 밖에 없었다. 팀 닥터를 부르지도 않은 채 홀로 발목에 아이싱을 하느라 낑낑거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통영중학교 뒷산에서 체력훈련을 하다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 밤새도록 얼음 찜질이 필요할 듯해서 아예 잠자리를 의무실로 옮겼다.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동료들을 깨우는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시즌 개막도 얼마 안 남았는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어요. 미리 대비해야죠. 선배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요. 아픈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알잖아요”. 의무실 침대에 앉아 멋쩍은지 씨익 웃는 김형일의 모습을 가만히 보니 무릎부터 발목 등 관절이란 관절 부위에는 모두 압박 붕대와 테이핑이 잔뜩 감겨있었다. 온 몸에서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잠자리에 들려다 의무실로 찾아와 김형일의 발목에 얼음 주머니를 감아주던 추홍식 재활 트레이너는 “(김)형일이가 한층 성숙해졌다. 스스로 몸 관리를 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진짜 프로 선수로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김형일의 활약은 눈부셨다. 팀 중앙 수비수로 총 27경기에 출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공격수들을 위협했다. 한 발 빠른 볼 처리와 강한 체력은 김형일만의 장기. 비록 공격 포인트는 도움 1개에 그쳤으나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김호 감독이 새해 인사차 통영으로 찾아온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한 번 지켜보라”고 특별히 추천까지 했을 정도다. 그러나 김형일은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는 정해두지 않았으나 소속팀에서 뭔가 더 이루고 싶은 생각에서다. 프로 데뷔 첫 해 6강 플레이오프를 이뤄냈으니 올 시즌엔 한 단계 도약해 4강까지 올라가보고 싶다. 부상없이 항상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아이싱을 한 채 이탈리아 세리에A 경기를 보며 대전발 카테나초를 구상하는 김형일이다. “작년에는 정말 뭔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뛰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한층 성숙해졌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죠. 프로 무대가 뭔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한 시즌을 마감하는 시상식 자리에서 베스트일레븐 상을 수상하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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