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팀이나 프로팀이나'’ 시즌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은 하마터면 주전 여럿을 잃을 뻔했다. 중국 슈퍼리그 6위 톈진 테다와 3차례 평가전서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탓이다. 지난달 17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치른 대전 국내 대학 실업 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옥석 고르기를 거의 마친 뒤 마무리 훈련의 일환으로 가진 톈진과 친선경기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뻔했다. 지난 17일 통영 공설운동장에서 가진 첫 경기부터 말썽이 생겼다. 양 팀 모두 2진급 선수들을 내보냈으나 경기 내내 지속된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와 비신사적 행위에 대전 선수들은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후반 막바지 무렵, 0-1로 뒤진 상황에서 부영태가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톈진 골키퍼는 그야말로 ‘소림축구’의 진수를 보이며 전진하는 부영태의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 더욱 기가막힌 일은 골키퍼가 피흘리며 누워있는 부영태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는 것. 벤치에서 안쓰럽게 지켜보던 최고참 최은성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항의했고 결국 이날 경기는 90분 풀타임을 채우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부영태는 턱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 5월 초까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19일과 24일 2, 3차 평가전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중국 충칭에서 막을 내린 제3회 동아시아선수권 대회서 한국 남녀 국가대표팀이 경험한 것처럼 중국 선수들에게 신사적인 매너는 존재하지 않았다. 거친 태클과 반칙이 난무하는 바람에 선수들은 필드를 나뒹굴었다. 1-1, 0-1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김호 감독도 참고 있던 분노가 폭발했다. “저 친구들(톈진)은 축구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아주 무협 영화를 찍으러 온 것 같다”고 화를 낸 김 감독은 27일 예정된 마지막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내렸다. 톈진 선수단의 악명이 높아지자 올 시즌 개막을 대비해 평가전을 준비했던 다른 구단들도 발을 빼고 있다. 3월 초까지 통영에 머물며 곧 개막할 슈퍼리그를 준비하려던 톈진의 입장에서도 막대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김 감독은 자신의 고향인 통영시 측에 톈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편의를 제공하도록 했으나 오히려 화살로 되돌아왔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인다. 통영 공설운동장은 아예 쓰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대신 톈진 선수들은 한국가스공사 필드를 연습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