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준비는 끝났다. 4강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기적의 시나리오는 모두 완성됐다".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64)이 올 시즌을 앞두고 내던진 당찬 출사표다. '야인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대전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4강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한 달 넘게 선수단을 조련하고 있는 김 감독은 26일 오전 훈련을 쌀쌀한 바람을 동반한 우천으로 인해 실내 훈련으로 전환했다. 진장상곤 전 여자대표팀 상비군 감독이 몸담고 있는 통영중 실내체육관을 빌려 17명의 1군 선수단의 패싱 게임을 지도한 김 감독은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났다.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전력이 안정화를 찾았다는 생각이다. 나이지리아 태생 프랑스 국적의 공격수 에릭 오비나와 브라질 1부리그 출신 카스토르가 영입돼 브라질리아-슈바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용병들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팀이 잘 짜여졌다. 제대로 팀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소위 '멀티 플레이어'를 많이 양산해낸 것도 김 감독을 든든하게 만드는 한가지 이유다. 윙 포워드부터 포백 수비진 풀백까지 맡을 수 있는 우승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우승제는 수도권의 빅 클럽에서 관심을 보여왔을 정도로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아직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진 올라왔다"고 환하게 웃는다. 일단 김 감독은 올 시즌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으로 약 25명의 1군을 꾸릴 계획이지만 능력있는 2군들에게도 언제든 기회는 열려 있다. 현재 대전 선수단은 1, 2군을 포함해 40여 명 가량 된다. 충분한 숫자다. 현재 통영에 남아있는 고종수, 최은성 등 기존 고참 선수들을 포함한 17명은 전반기 1군 선수단에 그대로 포함될 전망이다. 2군은 대전으로 이동했지만 이 중 8명 가량은 1군에 복귀한다. "1차 진용은 꾸렸으나 정상적인 게임 운영을 위해 선수들을 몇 명을 더 선발해야 한다. 용병들과 국내 선수들의 융합이 이뤄지지 않아 걱정스럽지만 앞으로 열흘 가량 남은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하겠다". 수 년간 몸담고 있던 수원 삼성과 K리그 개막 원정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김 감독은 "어떤 팀이든, 부딪치면 똑같다. 긴장감은 없다. 질 때 지더라도 우리의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K리그 4강을 향한 승부수는 시즌 후반기쯤 띄울 생각이다. 김 감독은 "부상자가 발생해도 일단 2군 리그를 통해 검증된 인원을 대체 요원으로 투입하면 된다. 어느 정도 감각이 올라오는 후반기부터 대전의 진짜 축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