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야, 너무 많이 보여주려고 욕심내지 말아야 해". 지난 25일 대만 타이중구장에서 벌어진 단국대와 연습경기에 앞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설 김선우(31, 두산)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투구 내용에 연연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라는 뜻. 김선우는 4회까지 4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선우가 더 맞았어야 했다"며 다소 의외의 평가를 내렸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나 투구 내용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 이날 김선우는 3회를 제외하고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며 실점 위기에 내몰렸으나 병살타와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특히 "직구의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게 김 감독과 김선우의 공통된 생각. 김선우는 "초반에 직구 컨트롤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진)갑용이 형이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주문하며 제 페이스를 찾았다"며 "변화구로 감을 잡으니 투구 리듬이 좋아지고 위기 상황 속에서도 병살타로 막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의 전지훈련 캠프인 일본보다 날씨가 따뜻해 몸이 많이 풀렸으나 밸런스는 흐트러졌다"고 전했다. "스포츠는 시간과 노력이 쌓여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서 김선우의 다소 불안했던 모습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한 김 감독은 "1회에 다소 흔들렸으나 2회부터 구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주고 예쁜 자식 매 한 번 더 치라'는 속담처럼 김선우에 대한 김 감독의 마음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