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나카타 중에 누가 더 낫다고 보는가".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최근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의 바비 밸런타인 감독으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연습경기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의 '괴물신인' 타자 나카타 쇼와 대결을 벌인 후 밸런타인 감독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밸런타인이 나카타 쇼에 대해 물었다. 그래서 나는 경기 전부터 나카타를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해줬다. 경기 전 송구 훈련을 할 때 젊은 선수가 힘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대 이하였다고 밸런타인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서 구원투수 이한진이 나카타를 유격수 땅볼 범타로 처리한 후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카타에 대해“싸우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기백이 없다”고 혹평한 바 있다. 나카타는 고교시절 홈런 87개를 날리는 등 ‘괴물 타자’로 일본 언론의 각광을 받았으나 이날 SK전까지 9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보였다. 니혼햄과 같은 리그(퍼시픽리그)로 나카타의 활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밸런타인 감독은 직접 지켜본 김성근 감독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다. 하지만 밸런타인 감독은 나카타 보다도 한국의 형제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거포 이대호(26)에게 더 높은 관심이 있음을 엿보였다. 밸런타인 감독은 김 감독에게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이대호에 대해 칭찬이 대단하다. 나카타와 이대호 중에 누가 더 낫다고 보느냐”며 이대호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은 “부드러운 면에서 이대호가 낫다”고 밸런타인에 답하며 간접적으로 이대호가 나카타보다는 한 수 위로 평가했다. 김 감독은 롯데 마린스 코치 시절 밸런타인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로이스터 감독은 밸런타인의 추천으로 한국 롯데의 사령탑을 맡게 된 인연이 있다. 밸런타인 감독이 직접적으로 이대호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대호는 롯데 마린스가 마음만 먹으면 일본으로 데려갈 수 있는 선수이다. 아직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대호는 프로 7년차로 FA(10년차) 자격 획득 전에‘해외진출 자격(7시즌)’을 얻게 된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올림픽 티켓 획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대호로서는 군대 문제가 해결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 전에라도 일본 롯데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밸런타인 감독은 로이스터와 김성근 감독을 통해 이대호에 대한 조사에 열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나카타보다 낫다’는 평가와 함께 밸런타인 감독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대호의 일본 진출이 언제 가시화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