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 신선우, 막판 '뒤집기쇼' 재현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2.27 08: 0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원주 동부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적인 가운데 프로농구 2위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공동 2위 안양 KT&G와 서울 삼성, 4위 전주 KCC, 5위 창원 LG가 불과 1게임 차 내에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가 2위 싸움에 들어있는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시즌 내내 5위에서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위권과 꾸준히 격차를 유지하며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LG를 이끄는 ‘신산’ 신선우 감독(52)은 과거 KCC 사령탑 시절부터 시즌 막판 순위 뒤집기에 능한 승부사였다. ▲ 2001-02 KCC, 마지막 20경기 17승 현대에서 간판을 바꿔 단 2001-02시즌 KCC는 시즌 초반부터 꼴찌로 추락했다. 신 감독이 야심차게 뽑은 외국인선수 재키 존스가 부상에 따른 장기간 결장을 시작으로 총체적 난국에 시달렸다. 하지만 KCC는 존스가 복귀한 시점부터 조금씩 살아나더니 시즌 막판에는 태풍의 눈이 됐다. 신 감독이 구상한 토털농구가 시즌 중반부터 존스와 이상민·추승균·양희승 등 국내선수들을 중심으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무서운 반등세로 이어졌다. KCC는 10연승 포함 마지막 20경기에서 17승3패를 기록했고, 팀은 꼴찌에서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당시 KCC는 모든 팀들이 피하고 싶은 ‘공포의 팀’이었다. 프로농구 사상 가장 짜릿한 반전 중 하나였다. ▲ 2003-04 KCC, 마지막 20경기 17승 이상민-추승균이 건재하고, 찰스 민렌드를 전체 1순위 외국인선수로 지명한 KCC는 시즌 중반 조성원을 트레이드로 재영입하며 정통농구로 상위권을 달렸다. 그러나 골밑이 약해 막강 트윈타워를 구축한 1위 원주 TG삼보를 따라잡기에는 2%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KCC는 트레이드 마감 직전 울산 모비스로부터 정통센터 R.F. 바셋을 임대 형식으로 영입했다. 바셋은 당시 최고 외국인 센터였다. KCC는 바셋 영입 이후 15승3패를 기록하는 등 시즌 마지막 20경기에서 17승3패로 승승장구했다. 비록 역대 최다승을 기록한 TG삼보를 넘지 못하고 정규리그에서는 2위에 만족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TG삼보를 4승3패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2004-05 KCC, 마지막 20경기 16승 2004-05시즌 KCC는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다. 외국인선수 자유계약제로 ‘우승청부사’ 바셋은 경쟁력을 잃었다. 외국인선수 교체만 2차례나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이상민의 부상까지 겹쳐 2라운드에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KCC는 시즌 중반부터 민렌드·추승균 등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대체 외국인선수 제로드 워드도 조금씩 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상민의 부상 기간 동안 주전으로 맹활약한 표명일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신선우 감독은 활발한 선수교체와 공격적인 수비로 반전을 마련했다. KCC는 시즌 마지막 20경기에서 16승4패를 거두며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1-02시즌처럼 밑바닥에서부터 대반전을 일궈냈다. ▲ 2006-07 LG, 마지막 20경기 13승 중반부터 모비스의 독주 체제가 구축된 2006-07시즌 막판 관심사는 2위 자리였다. 신 감독의 LG와 부산 KTF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KTF가 시즌 막판 외국인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실패 및 신기성의 과부하로 고전하는 사이 3위를 유지했던 LG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특히 민렌드에게만 집중된 공격 부담을 ‘슈터’ 조상현이 덜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와 함께 박지현·이현민 등 가드들이 공수 양면에서 부지런히 활약하며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LG는 2위 결정전이었던 6라운드 KTF전에서 거둔 승리 포함해 마지막 20경기에서만 13승을 거두며 기어이 2위 자리를 고수하던 KTF를 밀어내고 4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 2007-08 LG, 마지막 20경기 과연 올 시즌 LG는 좀처럼 5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오다티 블랭슨과 캘빈 워너가 평균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고 현주엽·조상현·박지현·이현민이 중심이 된 국내선수들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지만 확실한 팀컬러와 임팩트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LG는 6라운드 마지막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는 8승5패로 상승세에 있다. 2위권과도 불과 1.0게임차밖에 되지 않는다. 남은 7경기를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LG에게는 중요한 관건이다. 자칫 2위 진입 실패 데미지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술적으로도 LG는 탄탄한 수비와 내외곽을 구분하지 않는 토털농구로 승부를 보고 있다. 신 감독의 계산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시즌처럼 마지막 20경기에서 13승이 된다면 시즌 32승이 된다. 지난 시즌 32승이 바로 2위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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