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토르-에릭, "데닐손 없어도 우리가 돌풍 주도"
OSEN 기자
발행 2008.02.27 10: 51

“데닐손과 슈바 등 용병들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것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자신있고, 뭔가 보여주겠다”. 대전 시티즌이 새로이 영입한 용병 듀오 에릭 오비나(27)와 카스토르(29)는 올 시즌 대전발 용병 돌풍을 자신들이 재현하겠노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 각각 3년씩 계약한 두 명 모두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이지리아 태생으로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에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유스팀을 거쳐 레딩,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등에 몸담아 유럽 축구 스타일에 정통해있고 카스토르는 구리치바 등 브라질 1부 클럽에서 좋은 활약을 해왔다. 김호 감독의 기대도 크다. 지난 26일 저녁 대전 선수단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경남 통영의 숙소인 호텔 커피숍에서 함께 자리한 에릭과 카스토르는 “매 경기 이기고, 스스로의 성취를 위해 이곳에 왔다”고 K리그와 첫 인연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에릭과 카스토르는 K리그와 접촉할 때부터 데닐손, 슈바, 브라질리아 등 지난 시즌 대전의 6강 돌풍을 일으킨 브라질 출신 용병들의 활약상을 전해들었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도 있으나 의외로 차분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그들이고, 우린 우리다. 데닐손과 슈바 등이 아무리 잘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넘어서지 못하리란 보장은 없다. 대전은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K리그 무대를 뒤흔들 채비는 다 마쳤다.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 한 시즌쯤 보낸 노련한 용병같지만 이제 고작 선수단에 합류한지 열흘 가량 지났을 뿐이다. 지난 14일 입국,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통영에서 약 일주일간 트라이얼을 받은 데 불과해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벌써부터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바닷가를 가볍게 뛰며 몸을 풀 때도, 모래에서 장난을 칠 때도 용병들끼리 따로 모여있지 않고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한다. 다만 식사는 애로가 많다. 생선회, 생굴, 해삼, 전복 등 해산물이 나오면 표정이 조금 굳는다. 따라서 별도의 육류 반찬을 해줘야 한다. 용병들의 눈으로 바라 본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궁금했다. 다른 팀들의 용병들과 엇비슷한 캐리어를 가진 카스토르보다는 잉글랜드, 분데스리가 등 유럽 무대 경험이 많은 에릭의 경우가 더욱 그러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K리그 수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리 팀이 한국의 중위권 실력이라고 하는데 다른 팀은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다”. 그러나 항상 밝은 표정을 가진 에릭과 카스토르도 피해갈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향수병이다. 특히 결혼 10년차 두 딸의 아버지인 카스토르가 외로움을 더 많이 탄다. 다음주쯤 구단이 가족들을 대전으로 초청한다는 말에 환한 미소를 보이는 카스토르다.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 솔직히 한국 아이들은 대단하다. 1~2년씩 축구를 배우겠다고 브라질이나 유럽 등지로 유학을 떠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긴 그만한 열정이 있으니 2002 한일월드컵 4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축구를 하기 위해 아시아까지 찾아온 이방인 에릭과 카스트로에게 꿈은 어디까지일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아쉬움없이 펼쳐내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더니 의미있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새로운 경험은 늘 즐겁다. 유럽과 북중미를 거쳤으니 아시아 무대를 밟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서 몇 골을 넣고, 몇 개 어시스트를 하겠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축구는 내게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대전 역시 마찬가지다. 난 그들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하고 싶다”. yoshike3@osen.co.kr 카스토르-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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