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 자체제작 프로그램의 편성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케이블 관계자들이 성공열쇠에 대해 ‘작품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청률 4%를 넘은 MBC드라마넷의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을 비롯해 조선시대 방중술을 소재로 눈길을 끈 OCN의 ‘메디컬 기방 영화관’,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 채널CGV의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등 소위 '대박’이라고 표현될 수 있는 많은 자체제작 프로그램들이 케이블에서 양산됐다. 위에 나열된 프로그램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으례 ‘케이블 방송’하면 떠올리던 ‘선정성’에서 가감히 탈피, 다양한 형식의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한 케이블 방송 관계자는 “선정적인 면만을 부각하면 당장의 시청률은 잘 나올지 모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케이블 전체의 이미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콘텐츠의 질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진정한 콘텐츠 경쟁력이 갖추어 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콘텐츠 구매 경쟁이 치열한 때일수록 케이블시장의 선두에 서려면 자체 콘텐츠강화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케이블TV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중에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것은 일부 ‘선정성’을 과하게 담은 프로그램으로 치중되어 있다. 물론 케이블 채널의 심야 시간대는 지상파보다 소재나 내용면에서 비교적 과감한 표현이 허용되고 있지만 자극적 소재와 표현 방식으로 일단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보자는 식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케이블 채널이 본 방송 뿐만이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차례 재방이 된다는 점에서도 볼 때 이 같은 변명은 묵인되기 쉽지는 않다. 앞에서 살펴본 작품 중‘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은 지상파에서 낮은 시청률로 조기종영되었다가 시청자들의 힘으로 케이블에서 다시 태어나 성공한 사례다. 시청률에만 급급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다큐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막돼먹은 영애씨’는 오는 3월 7일 시즌3가 방영될 예정이기도 하다. 선정성을 앞세운 시청률보다는 콘텐츠의 질적 경쟁력을 우선시 했을 때 케이블 자체제작프로그램이 성공한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준 사례들이다. 하지만 또 다른 케이블 방송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에서는 선정성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케이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지상파보다 더 신경쓸 수 밖에 없고, 선정성이 가미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그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작품성이 케이블 방송사의 최대 지름길인 동시에 '시청률'과 '선정성' 사이에서 지금도 케이블 방송사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성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yu@osen.co.kr MBC 드라마넷의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과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