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 류제국, "가진 것 다 쏟아붓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02.28 06: 24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올해에는 가진 것을 다 보여줄 각오입니다". 시즌 첫 등판을 깔끔하게 마친 류제국(25.탬파베이 레이스)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두꺼운 점퍼를 걸쳐야 할 만큼 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청백전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류제국은 밝게 웃었다. 투구를 마치고 곧바로 옆 필드로 이동, 30분간 러닝과 밸런스 훈련을 소화한 류제국의 몸엔 땀이 흥건했다. 지난해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은 류제국은 올해에도 역시 25인 로스터 등재를 노리고 있다. 이번 겨울 올림픽 예선전 참가를 위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모교인 덕수정보고에서 후배들과 땀을 흘린 후 2월초 세인트피터스버그에 도착했다. "느낌이 좋아요. 오늘은 공이 참 잘 긁혔어요. 이제는 정말 잘하고 싶습니다. 예년보다 알찬 겨울을 보냈어요. 주로 러닝으로 체력을 다졌고, 공도 많이 던졌습니다". 류제국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탬파베이는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었다. 유니폼과 구단 명칭, 로고를 교체했고, 4억 달러가 넘는 새 구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주축 선수들에게 거액의 장기계약을 제시하며 '그저 그런 스몰 마켓' 구단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류제국은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캠프 첫 날 단장님과 감독님이 이구동성으로 '변화'를 강조했다. 이제는 데블레이스가 아닌 레이스로, 좋은 성적을 노려야 한다는 확실한 목표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구단이 전력 보강에 힘쓰면서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진입하기 위한 경쟁이 보통이 아니다. 투수진의 경우 선발로테이션은 거의 다 차 있고, 불펜 몇 자리를 놓고 다수의 유망주들이 경쟁하고 있다. 류제국은 "투수들은 1∼2 자리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하지만 올 한 해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한 해인 만큼 반드시 빅리그 피칭스태프의 한 자리를 따내겠다"고 말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시범경기에서 류제국은 '효과적인 피칭'을 생존의 비결로 삼고 있다. "아무리 타자를 윽박질러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면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력 피칭을 하지 않더라도 타자를 쉽게 맞혀잡는 피칭만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내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고 봅니다". 청백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류제국은 오는 3일(한국시간) 김병현(29)이 소속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그레이프프루트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한다. 중간계투로 나서 1∼2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류제국은 "시범경기에서 내 진가를 보여주고 싶다. 다시 한 번 개막전을 메이저리그에서 맞고 싶다. 이제 배울 단계는 지난 만큼 이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투구와 러닝을 마친 후 구단 트레이너(왼쪽)과 포즈를 취한 류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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