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어서 말이 없던 정영삼(24)이 6강과 신인왕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반짝거렸다. 목표가 뚜렷한 그는 이제 어엿한 프로선수로서 전자랜드의 주전 가드다. 신인 드래프트 4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정영삼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SK 김태술과 KT&G 양희종과 달리 이름이 덜 알려져 있었다. 대학 시절에는 1번부터 4번 자리 까지 모두 도맡아 해야 할 정도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한 그는 과감한 골밑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 주며 어느새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많은 팬들의 입에도 오르내리고 있는 그를 지난 2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프로에 와서 경기 뛰는 것이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정영삼은 말문을 열었다. 프로에서는 경기할 때 관중들의 환호가 커서 많이 긴장, 드리블 하다 공이 발에 맞고 나간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올 시즌 43경기에 출장하며 경기당 31.9분을 뛰고 있는 정영삼은 팀 내에서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출전시간으로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상황. 이런 기세로 신인왕 경쟁에도 뛰어든 그는 "김태술과 양희종은 워낙 유명한 선수이니까요"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을 봤다. 팀 순위가 (신인왕에) 많이 좌우한다고 하는데 팀 성적을 올려야겠죠"라며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태술은 한 경기 평균 11.14득점을 올리며 7.4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영삼도 평균 10.86득점, 2.70개의 어시스트를 하며 기록 면에서 바짝 뒤쫓고 있다. 반면 양희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은 상황이며 평균 7.83득점과 1.8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정영삼은 개인 득점이나 어시스트 면에서 김태술에 비해 뒤지지만 서울 SK를 제치고 전자랜드가 6강에 오를 경우 신인왕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을 맞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양희종과 신인왕 타이틀 경쟁을 펼치는 것에 대한 물음에 "우선 6강에 들어야겠죠"라며 답한 그는 팀 성적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운명의 장난인지 6위를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와 전자랜드는 오는 3월 4일 SK 홈에서 맞붙게 된다. "원정경기라 걱정이 된다"는 정영삼은 "상대팀 응원이 일방적이여서 우리 홈경기였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홈경기와 원정경기를 의식하고 팬들도 많이 의식하는 신인 정영삼이지만 농구에 대한 생각만은 프로다웠다. "다쳐서 쉬다가 경기에 임했다. 운동을 하루하고 뛰니까 찬스가 와도 못 쏘겠더라"며 부상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 그는 "연습을 많이 해야 자신감도 생긴다. 그리고 슛도 잘 들어간다"며 "연습만이 살 길이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요즘 미들슛 정확률을 높이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는 그는 슛이 정확해지면 돌파도 더 돋보일 수 있기 때문에 외곽슛 연습과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삼이 팀을 6강에 올려놓고 신인왕까지 손에 쥘 수 있을지 농구화 끈을 정성스레 매는 그의 손에 달렸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