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 극장가에 정통 스릴러 '추격자'와 순정 멜로 '바보'의 뜨거운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영화 제목과 달리 쫓는 쪽이 '바보'고 쫓기는 쪽은 '추격자'다. 신예 나홍진 감독의 수작 '추격자'는 지난 14일 개봉후 입소문을 타고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주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올 개봉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고지를 벌써 넘어섰다. 실화를 소재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에 김윤석 하정우, 두 개성파 배우의 힘있는 연기로 관객 몰입도 99%를 자랑하고 있다. 톱스타 없이 거품 뺀 30억원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여서 개봉전 홍보는 취약했다. 요즘 흔하디 흔한 주연 배우들의 예능 프로 출연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사 후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봉 첫 주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점퍼'에 근소한 차로 뒤지며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올랐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그 다음부터. 2주차 평일부터 하루 10만명 이상씩을 끌어모으더니 주말 관객 선두를 차지했다. 이번주 들어서도 독주를 계속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바보'는 베스트셀러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최루성 멜로다. 충무로의 흥행 배우로 알려진 차태현과 하지원이 출연했고, '라디오 스타' '해피투게더' 등 인기 예능프로에 거의 빠지지않고 얼굴을 내밀었다. 28일 개봉 당일까지 홍부사 주장으로는 '추격자'를 제치고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온라인 영화 예매사이트 티켓링크와 예스24의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실시간 예매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로는 '추격자'가 31.3%로 선두고 '바보'는 19.38%로 2위다. 3위는 할리우드 영화 '밴티지 포인트'로 16.7%의 예매율. 순정 멜로가 계속 흥행에 고전하고 있는 한국영화 분위기로 봐서는 '바보'의 예매율 출발은 순조로운 셈. 하지만 워낙에 센 영화로 소문난 '추격자'가 아직 강하게 버티고 있어 결과는 미지수다. '추격자'와 '바보'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한창인 2월 극장가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