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려있던 이적시장이 지난달 29일 문을 닫았다. 생각보다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는 게 축구계 전반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큰 손 역할을 하며 이적시장 판도를 이끌었던 수원 삼성, 성남 일화, FC 서울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탓이 컸다. 에이전트 관계자들이 오프시즌내내 "너무 얼어붙어 움직임이 많지 않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다. 지난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린 수원은 일찌감치 일정을 마치자마자 '연봉 거품빼기'에 돌입하며 주축 선수들의 연봉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칼날 조치로 K리그 스토브리그 열기를 가라앉혔다. 이와 함께 이싸빅과 박성배 등 노장 선수들을 방출한 수원은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진출한 김남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영학을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하고 안정환을 내보냈을 뿐 큰 변화가 없었다. 성남도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마찬가지다. 대대적인 선수 영입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성남이지만 올 겨울은 조용했다. 공격수 두두와 골키퍼 정성룡을 각각 서울과 포항서 영입한 게 사실상 전부다. FC 서울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 유나이티드서 뛰던 세르비아 특급 스트라이커 데얀을 데려왔지만 이밖에 딱히 내놓을 만한 선수 영입은 없었다. 이에 반해 전북 현대,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북 현대는 일본 J리그에서 3년 반 동안 뛴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조재진을 영입, 큰 관심을 모았다. 트레이드를 적극 활용해 최태욱 강민수 이요한 등 요소요소에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왔던 전북은 조재진을 영입하면서 선수 보강의 정점을 찍었다. 최강희 감독도 "6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호언했다. 황선홍 신임 감독 체제로 시작하는 부산 아이파크의 씀씀이도 커졌다. 이세인 김창수를 대전 시티즌서 데려온 부산은 공격수 최철우에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 안정환까지 모셔왔다. 전북과 부산은 벌써부터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어온 특급 골잡이들의 킬러 대결에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며 올 시즌 K리그 태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의 행보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평소 관심있게 지켜봤던 권집을 전북에서, 장현규를 대전서 트레이드해 온 포항은 중동 진출이 확실시 되던 데닐손을 영입해 공격진을 보강했다. 비록 FA(프리에이전트)로 풀린 정성룡이 성남행을 확정지었지만 다행히 J리그 진출설이 나돌았던 박원재를 잔류시켜 올 시즌을 든든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데얀 두두 데닐손 등 거물급을 제외하고도 용병들의 움직임이 흥미로웠다. 울산이 가장 짭짤했다. 대구의 루이지뉴와 대전의 브라질리아를 한꺼번에 영입한 것. 또다른 대전 용병 슈바는 전남 드래곤즈로 떠났다. 한편 김영광과 경쟁서 다소 밀려있던 울산의 수문장 김지혁은 정성룡이 성남으로 떠나며 공백이 발생한 포항의 골문을 책임지게 됐고, 루마니아 리그서 활약한 수비수 박재홍은 경남 FC에 둥지를 틀었다. 앞으로 K리그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약 일주일 가량. 선수 보강을 마치고, 막바지 훈련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각 구단들의 행보는 어떻게 이어질까. 뚜껑이 열리길 기다리는 올 시즌이 기대될 따름이다. yoshike3@osen.co.kr 안정환-조재진-안영학. /news/html/000/844/962.html"> 황선홍-안정환, "감동있는 제2의 르네상스 이끌 터". /news/html/000/851/464.html"> '조재진-최강희 인연'이 만든 전북의 새 도전. /news/html/000/851/092.html"> ‘입단식’ 조재진 “잉글랜드 진출 무산, 실패는 아니다”. /news/html/000/852/750.html"> '안영학, '수원의 허리는 이제 내가 접수!'. /news/html/000/850/889.html"> '전현 수원맨' 김남일-안영학, 중원서 '난형난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