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적생’ 삼성 손지환(30)이 범상치 않은 방망이 실력으로 주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월 17일 4년차 내야수 유용목과 맞트레이드돼 KIA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지환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21타수 9안타, 타율 4할2푼9리·2홈런·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삼성 선수단 중 가장 좋은 타격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개막 엔트리(25명)와 함께 내심 주전자리도 노려볼 만한 상황. 삼성 내야는 유격수 박진만만 확정됐으며 3루에서는 박석민·조동찬, 2루에서는 신명철·박종호·김재걸·손지환이 경합 중이다. 지난 199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계약금 2억8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하더라도 손지환은 유지현의 뒤를 이을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데뷔 초에는 유지현의 그늘에 가렸고, 유지현의 기량이 하강곡선을 그린 이후에는 성장세가 더뎌 1·2군을 들락날락했다. LG에서 7년간 타율 2할2푼3리·10홈런·63타점에 그쳤다. 결국 2003년 말 FA 대어였던 진필중이 LG로 이적하자 보상선수로 지명돼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하지만 광주는 손지환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04년 이적 첫 해부터 데뷔 후 가장 많은 114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13홈런·4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진필중의 부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았다. 2005년에도 타율 2할7푼8리·11홈런·44타점으로 활약세를 계속 이어갔다. 그러나 2006년 타율 2할6푼4리·4홈런·21타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타율 2할1푼7리·6홈런·33타점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손지환은 데뷔 11시즌 동안 단 한 번도 규정타석을 채운 적이 없다. 데뷔 후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한 경험이 없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내야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들 밑에서는 중용받기가 어려웠다. KIA에서도 타격이 대동소이했던 김종국을 넘지 못한 것도 수비 때문이었다. 2006년에는 외야수로도 뛰었을 정도. 장점인 타격도 기본적인 자질을 뛰어나지만 기복이 심하고 스윙이 크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올해로 어느덧 만 서른 살이 된 손지환은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되어있는 상태다. 아직 프로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젊은 선수와 1대1로 맞트레이드된 것도 5년 전 이적과는 상황이나 가치가 많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적이라는 충격과 FA 취득이라는 동기부여가 손지환의 주전 도약과 이적 성공 스토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삼성의 기대. 과연 손지환이 이적 첫 해부터 맹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