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서울은 ‘모토로라 LA갤럭시 코리아 투어’에서 짜릿한 승리를 엮어내며 한국 프로축구의 위상을 확인함과 동시에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2008시즌 K리그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약 3만 4000여 관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삼일절 오후 4시 30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LA갤럭시와 친선 경기서 홈 팀 서울은 전반 20분 만에 앨런 고든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10분 뒤 정조국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서 이겼다. 대한민국의 수도에 연고를 둔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서울에는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한판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로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서울 입장에선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찬스. 비록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과 노장 골키퍼 김병지가 각각 허벅지 및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서 빠졌으나 여전히 호화 라인업이었다. ‘세르비아 특급’ 데얀과 정조국이 투톱에 포진했고, 이을용과 이민성이 지킨 허리진도 든든했다. 아디와 김진규의 수비 역시 마찬가지. LA 갤럭시도 대단한 전력을 가동했으나 승리에 대한 의지는 서울이 더 강했다. 데이빗 베컴과 크리스 클라인의 환상적인 오른쪽 측면 플레이는 한국이 자랑하는 미드필더 이을용의 무게감있는 압박에 번번이 차단됐고,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통한 공격도 서울이 매서웠다. 물론 방한 직전 하와이서 치른 팬퍼시픽 대회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베컴의 오른발 세트피스 능력은 여전히 강했다. 고든의 첫 골도 베컴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서울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대거 투입된 후반에도 오히려 상대를 압도했다. LA 갤럭시가 K리그 클럽과 경기를 벌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 2003년 피스컵 당시 내한했으나 한국을 대표해 참가한 성남 일화와 만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2002 한일월드컵에서 조국 터키를 4강으로 이끈 세계적인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 11월 LA 갤럭시의 6번째 사령탑으로 임명된 80년대 네덜란드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루드 굴리트(46) 감독과 지략 대결에서도 한수 위임을 입증,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