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 맨유)은 역시 풀햄의 천적이었다. 2일 새벽(한국시간)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풀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45분 팀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박지성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스콜스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짜릿한 골 맛을 봤다. 이는 박지성의 부상복귀 후 첫 골이자 프리미어리그 통산 7호골이었다. 또한 작년 3월 30일 블랙번 로버스전 이후 근 1년 만의 골이기도 했다. 무릎부상에서 복귀한 후 7경기를 뛰며 나니 안데르손 등 경쟁자에 비해 활약이 부족했던 박지성은 이 골로 주변의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했다. 풀햄이 박지성에게는 일종의 보약이 된 셈이다. 사실 이번 풀햄전은 어느 정도 박지성의 활약이 예상됐던 경기였다. 풀햄이 강등권인 19위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동안 박지성이 풀햄을 상대로 워낙 좋은 경기력을 과시해왔기 때문이다. 비록 수비수 카를로스 보카네그라의 자책골로 수정됐지만 박지성이 처음 프리미어리그에서 골맛을 본 상대도 풀햄이었고, 처음으로 수훈 선수로 선정됐던 경기의 상대로 풀햄이었다. 그런 박지성이 풀햄을 상대할 때마다 평소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당연했다. 이는 지난 2년 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풀햄을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원인(3승 3무)이기도 했다. 박지성의 이런 모습은 이날도 여전했다. 초반 테베스와 호흡을 맞추며 다소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던 박지성은 전반 10분 나니에게 연결한 멋진 크로스로 자신감을 찾더니 공격의 빈도를 높여갔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는 곧 슈팅으로 연결됐고, 이는 박지성의 복귀 첫 골로 연결됐다. 박지성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퍼거슨 감독의 신뢰 속에 풀타임 출전을 보장받은 박지성은 후반 교체 투입된 호나우두, 루니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후반 25분 사이먼 데이비스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15분 터진 오웬 하그리브스의 첫 골이 테베스와 박지성의 2대1 돌파 과정에서 얻은 프리킥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박지성은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얻은 3골 모두에 관여한 셈이다.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 승점 3점이 간절했던 풀햄으로서는 자신들만 만나면 힘내는 박지성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