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그야말로 '굴욕'이다. 접촉하는 구단마다 "다른 데나 알아보라"며 퇴짜를 놓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왕 배리 본즈(44)의 오프시즌은 수난의 연속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고향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쫓겨난' 본즈는 아직 '실업자' 신분을 벗지 못했다. 본인이 은퇴 의사를 밝힌 것도, 그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각 구단은 그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부터 친다. 2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약속이나 한 듯 "본즈 영입은 없다"고 밝혔다. 톰 힉스 텍사스 구단주는 과의 인터뷰에서 "본즈에 관심 없다"고 했다. 신임 구단 사장 놀런 라이언과 4년 계약을 맺은 그는 "라이언이 추진하는 일에 내가 제동을 걸 사안은 많지 않다"면서도 "만약 본즈를 우리 구단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내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인성이 갖춰진 선수를 원한다. 본즈는 텍사스에 적합한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공격받는 본즈를 굳이 나서서 영입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혹시 라이언 사장이 본즈를 원하더라도 자신은 이를 막을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본즈에 강한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최근 토론토는 본즈의 에이전트인 제프 보리스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J.P 리키아디 사장은 지를 통해 "잠깐 동안의 대화에 불과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단 5분 동안 얘기했을 뿐 특별한 얘기가 오간 건 아니다"고 말했다. 토론토가 본즈를 영입하더라도 마땅히 내세울 포지션이 없다. 지명타자 자리는 프랭크 토마스가 차지하고 있고, 본즈의 수비는 좌익수를 맡기기에 불안하다. 토마스를 1루로 돌리고, 본즈를 지명타자로 내세울 경우 1루수 라일 오버베이가 설 곳이 없어진다. 스테로이드 사용과 관련, 2003년 연방 대배심 위증죄로 기소된 본즈는 사면초가 상태다. 이미 오클랜드, 탬파베이를 시작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구단마다 적극적인 부인을 하고 있다. 위증과 관련해 구속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점점 내몰리면서 본즈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점차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지만 가장 큰 스캔들의 주인공으로도 여겨지고 있는 본즈의 야구인생 말년은 쓸쓸하기 짝이 없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