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프로야구를 지배하고 있는 투고타저 바람에는 신인들이 차지한 영향력도 적지 않다. 최근에도 오승환(삼성)과 류현진(한화) 같은 괴물투수들이 연이어 등장, 투고타저를 부추겼다. 오승환과 류현진은 무난히 신인왕을 차지했다. 6년 연속으로 신인왕은 투수들의 몫이 됐다. 2002년 박용택(LG)을 끝으로 강렬한 신인타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2001년 고졸신인 김태균(한화)이 마지막 야수 신인왕으로 남아있다. 신인 3할 타자도 1998년 강동우(KIA)를 끝으로 끊긴 지 오래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는 야수 중에서 신인왕이 탄생할 수 있을까. 올해 프로야구 신인판세의 대세도 투수들이다. 이형종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반기 출장이 어려워졌지만, LG에는 여전히 정찬헌과 이범준이라는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되는 고졸 신인투수들이 있다. 두산에서는 왼손 투수 진야곱이 당장 1군 엔트리 진입이 기대되는 재목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으며 타자 대신 투수를 택한 우완 거물 최원제(삼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재목이다. 중고신인 자격을 갖춘 유원상(한화)이나 이용찬(두산)도 주목되는 신인왕 후보들이다. 하지만 타자들에게도 시선을 떼어서는 안 될 전망이다. 투고타저 바람으로 많은 구단들이 앞다퉈 투수들을 우선지명했지만, 타자들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투고타저 바람으로 전반적인 야수층이 얇아져 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아졌다. 올해 7년 만의 타자 신인왕에 도전장을 내민 야수로는 나지완·김선빈(이상 KIA), 최형우·우동균(이상 삼성), 모창민(SK)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지완·모창민은 대학무대를 이끈 특급거포로 주목받고 있고, 김선빈·우동균은 고졸 신인야수로 뜨고 있으며 최형우는 중고신인 자격이다.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주인공은 우투우타 외야수 나지완이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차 1번에 지명돼 계약금 1억 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나지완은 지난해 대학리그 31경기에서 타유 3할8푼8리·11홈런·32타점으로 맹활약한 아마 특급이다. 지난해 11월, 대만 야구월드컵에서도 4번 타자로 기용될 정도로 타격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학 4년간 89경기에서 23홈런을 때릴 정도로 장타력이 출중하다. 나무배트로 아마무대에서 가장 위력을 보인 타자였다. 타고난 파워에다 배트스피드가 좋고, 근성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IA 조범현 감독은 “힘도 있고, 근성도 좋아 몇 년간 잘 훈련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나지완은 KIA 외야의 한 자리를 노린다. 수비가 보강되고 프로무대에 적응한다면 파격적으로 4번 타자로 기용될 가능성도 검토될 정도다. 삼성의 야수진 세대교체를 이끌 최형우·우동균에 대한 기대도 크다. 경찰청 입대 전 삼성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맛본 최형우는 경찰청 입대 후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 타격에 전념하며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2군 리그에서 타율(0.391)·홈런(22)·타점(76)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해 제대 후 삼성으로 복귀했다. 우투좌타 외야수로 젊은 선수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1차 지명으로 영입한 왼손 외야수 우동균도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 톱타자를 도맡을 정도로 타격재질이 뛰어나고, 작은 체구에도 파워 배팅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데뷔 첫 해부터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열정과 자신감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야수진 세대교체에 대한 삼성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나지완과 같은 KIA 소속 김선빈은 프로야구 최단신(164cm)이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2차 6번에 계약금 3000만 원을 받은 김선빈은 작은 체구에도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고,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이 높이 평가돼 조범현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주전 유격수 윌슨 발데스의 백업요원으로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격을 조금 더 강화한다면 ‘단신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 2차 1번으로 SK에 지명돼 계약금 1억2000만 원을 받은 우투우타 내야수 모창민도 대학 시절 나지완과 함께 거포로 쌍벽을 이룬 기대주다. 김성근 감독이 성균관대 시절부터 모창민의 가능성을 주목한 터라 맹훈련시키고 있다. 3루수 자리에 모창민을 최정과 경쟁시키겠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의 복안이다. 과연 7년 만에 타자 신인왕이 배출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2008시즌이다. 나지완-최형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