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골' 박지성, '챔스 활약' 기회 오나
OSEN 기자
발행 2008.03.02 09: 12

"만약 박지성이 좋은 선수가 아니었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기 어려웠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빗 베컴(33, LA 갤럭시)이 박지성에게 건낸 덕담이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모토로라컵 LA갤럭시 코리아투어' 경기에 출전한 베컴은 박지성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흐른 2일 새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7)은 풀햄 FC와 리그 28라운드 원정 경기에 풀타임 출전,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시사했다.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44분 박지성은 문전 오른쪽에서 폴 스콜스가 띄워준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 짜릿함을 맛봤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7호골이자 작년 3월 30일 블랙번전 이후 1년 여 만의 골. 그간 많이 불안했던 박지성이었다. 300여 일 가까이 이어진 무릎 부상을 털고 7경기를 뛰었지만 나니, 안데르손 등 경쟁자에 비해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 못해 우려의 시선도 받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박지성은 자신에게 유독 긍정적인 기억을 안겨주던 풀햄을 상대로 또 한번 벅찬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데뷔골도, 처음 경기 MVP를 받았던 것도 풀햄과 관련한 추억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뭔가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해 2% 아쉬움을 남겼던 박지성은 이번 한 골로 다시 한번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의 골로 풀햄을 죽일 수 있었다"는 다소 거친 표현으로 기쁨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일단 프리미어리그에서 존재감을 심어준 박지성은 이번 활약을 계기로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오는 '입지론'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수 없는 박지성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고비는 넘겼으나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유럽 축구계에 박지성이란 이름 석자를 알린 것도 PSV 아인트호벤 시절의 챔피언스리그였다. 오는 5일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서 치러질 올림피크 리옹과 16강 2차전. 유독 긍정적 기억을 안겼던 챔피언스리그지만 올 시즌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게 사실이다. 2군에 몸담고 있는 중국 공격수 동팡저우가 이 대회 1경기에 교체로 출전, 18분 여를 뛰었고, 박지성처럼 미드필더 윙 요원인 크리스 이글스도 한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지만 박지성은 아직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리옹 원정단에 포함됐던 박지성은 아쉽게도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이후 약 보름 가까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우려를 낳았던 박지성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풀햄전을 통해 하마터면 길어질 뻔했던 '골 슬럼프'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팀 내 생존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7번째 득점포로 온전한 부활을 알린 박지성의 발 끝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폭발하길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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