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힘, 왜 스크린에서는 약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3.02 17: 29

강풀(34 , 강도영) 화백의 작품들이 연달아 영화로 옮겨지고 있다. 2006년 공포물 '아파트'에 이어 이번 주에는 최루성 멜로 '바보'가 개봉했다. 그렇다면 만화의 감동이 스크린에서도 여전할까? 대답에도 '2% 부족하지 않나'라는 의문 부호가 찍힌다. 웃기고 울리다 다시 웃기고, 끝내는 눈물을 쪽 빠지게 만드는 만화 원작의 감정 곡선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쉬질 않는 때문이다. 차태현 하지원, 두 톱스타의 출연으로 크게 기대를 모았던 '바보'가 그렇다. 원작의 주된 줄거리와 잔가지 에피소드까지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담았지만 그 느낌 그대로 살아나질 않았다. 바보 승룡(차태현)과 피아니스트 소꼽친구 지호(하지원)의 멜로 라인도 어딘가 허전하고 주변 인물들은 조금씩 겉도는 분위기다. 강풀 순정만화의 특징은 하나의 기본 줄거리를 타고 서로 얽히고 설킨 사연의 캐릭터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간미 풀풀 풍기는 삶을 보여주는 데 있다. 여기서 작가의 속내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주인공들의 독백과 회상, 그리고 마음 속 감정들을 정감있는 그림에 담아 독자에게 전달된다. 만화 '바보'의 가장 큰 강점이 영화로 따지면 강한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단점으로 변할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독백이나 그림 속 세밀한 묘사로 드러났던 원작의 미묘한 감정선은 찾기 힘든 와중에 2시간여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가 늘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강 화백이 2003년부터 발표한 6편 작품은 현재 모두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거나 제작될 예정. ‘바보’(2004)를 비롯해 ‘순정만화’(2003), ‘아파트(2004), ‘타이밍’(2005), ‘26년’(2006),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 등 베스트셀러 만화들이 서로 순서를 다투고 있다. 한편 강화백은 영화 개봉후 인터넷에 '영화 바보가 나오기까지 그 누구보다 기다렸던 것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중략) 영화가 개봉되는 첫날,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만큼 영화 (바보)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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