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지옥훈련이냐, 로이스터의 자율훈련이냐’. 2008 프로야구는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의 ‘지옥훈련’과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자율훈련’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SK, LG, 삼성 선수들은 규슈에서 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을 부러워하고 있다. 3개팀 선수들 사이에서는 “스프링캠프는 롯데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들 3개팀과 규슈에서 훈련 중인 롯데와의 연습시간 차이에서 비롯된 농담이다. 오키나와에서 전훈 중인 팀의 선수들은 “롯데는 정말 오후 2, 3시면 훈련이 끝나고 저녁에는 자율훈련이다”며 미국 메이저리그 훈련방식을 취하고 있는 롯데의 훈련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연습경기가 없는 날 훈련이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3시에 끝나고 저녁 훈련이 오후 7시에 시작해 9시에 끝나는 롯데 선수단의 훈련 스케줄이 부풀려져 오키나와 선수단에 알려지기는 했지만 롯데와 오키나와 전훈팀간의 훈련 시간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특히 훈련량이 엄청나기로 정평이 난 SK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SK는 평소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쉼없이 계속된다. 밥먹는 시간만 빼고는 계속 훈련이다. 연습경기가 있는 날에도 오후 4시쯤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구시카와 구장으로 이동해서 저녁 8시까지 훈련을 계속한다. 훈련 후에 저녁식사를 할 정도이다. 삼성 선동렬 감독도 “우리도 올해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SK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SK의 많은 훈련량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SK를 제외한 삼성과 LG 등 오키나와 전훈팀은 오후 4시 정도에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 후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훈련하는 일정이다. 다른 팀에 비해 미국식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칭찬’과 ‘집중도’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롯데 전훈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로이스터 감독은 진정이 어린 칭찬으로 선수들의 의욕을 북돋우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보인다”고 평하고 있다. 미국식으로 짧은 시간에 집중력있는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는 평이다. 반면 김성근 SK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오기’를 자극하는 스타일이다. SK의 한 고참선수는 “힘들지만 이제는 적응돼 간다. 남들보다 2배로 훈련했는데 지면 억울하지 않느냐는 마음이 선수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감독님의 뜻이 선수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같다”며 김성근 감독의 훈련 스타일에 적응하고 있음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2월 15일 훈련합류 전까지 겨울 동안 개인훈련을 통해 몸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팀 훈련을 하고 곧바로 시범경기에 나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한국 야구는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로이스터 감독과 김성근 감독의 훈련방식 차이가 올 시즌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궁금해진다. 물론 전체 전력면에서는 작년 우승팀인 SK가 앞서지만 롯데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주목되는 것이다. 롯데가 호성적을 내면 다른 팀들도 내년부터는 2월이 돼야 전지훈련을 떠나고 자율훈련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롯데의 첫 미국인 감독 실험이 올 시즌 관심을 끌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