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선-수비진 라인업 '최적화'가 관건
OSEN 기자
발행 2008.03.04 08: 31

[OSEN=이상학 객원기자] 롯데가 41일간의 사이판-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3일 입국했다. 제1호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휘 아래 메이저리그식으로 자율훈련을 소화한 롯데는 새로운 개혁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라인업의 밑그림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전지훈련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지도하고 중점을 둔 야수진 활용 방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하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타선 지난해 롯데 톱타자는 전반기 이승화, 후반기 정수근이었다. 두 선수 모두 전·후반기에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리드오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비거리가 부쩍 늘어나며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을 꿈꾼 정수근이지만, 현재로서는 이승화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중심타선에서는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가 축을 이룬다. 이대호가 3번 타자로 전진배치될지, 아니면 계속해 4번 타자로 기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가르시아가 이대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밥상을 차리고 먹은 뒤 설거지하는 연결고리가 괜찮은 편이다. 이대호·가르시아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룰 선수로는 정보명·박현승·김주찬·최길성·마해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차하면 지난해 초반처럼 강민호가 5번 타자로 중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강민호는 팀 내에서 4번 타자 이대호 다음으로 많은 타점(68개)을 기록한 선수였다. 하지만 포수 본연의 역할에 주력하기 위해서는 6번이나 7번이 적당한 타순이다. 하위타순에는 2루수 조성환이나 유격수 박기혁·이원석 등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박기혁은 로이스터 감독이 주목할 만한 선수들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비진 이대호가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강병철 감독이 부임한 2006년부터 2년간 풀타임 1루수로 활약한 이대호는 3년 만에 다시 3루수로 돌아간다. 타격이 약한 팀 사정상 이대호가 부담해야 할 몫이 더 늘었다. 이대호가 떠난 1루 자리에는 박현승·김주찬·최길성·마해영 등이 경쟁하고 있다. 마해영은 지명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2루수는 조성환의 무혈입성이 유력하고, 유격수는 박기혁과 이원석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대호의 3루 수비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전체적인 내야수비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롯데의 문제점이 바로 내야수비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대목이다. 외야는 좌익수 정수근, 중견수 이승화, 우익수 가르시아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수비적인 측면에서 뛰어난 외야 라인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지난해 수비통계 레인지팩터(RF)에서 정수근은 리그 최하위였다. 발은 빠르지만 종종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승화는 레인지팩터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비 공헌도가 뛰어나다. 결국 우익수 가르시아의 외야수비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4년까지 마이너리그 통산 수비율이 9할5푼9리로 외야수치곤 떨어졌지만 2005~06년 일본에서는 수비율 9할8푼9리에 보살 11개를 기록했다. 최적화 롯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선과 수비진의 기능을 얼마나 잘 극대화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이 역시 이대호가 키를 쥐고 있다. 이대호가 3루수로도 타격에서 변함없는 생산력을 보여준다면 타선을 강화하고 수비도 업그레이드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이대호가 흔들린다면 타선도 수비진마저도 엉망이 되어버릴 여지가 있다. 3루수가 1루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체력부담이 큰 만큼 코칭스태프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에 따라 이대호를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고, 이때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를 얼마나 줄이고, 타선과 수비진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가 올해 롯데를 좌우할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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