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방출… 김재박은 어떤 심정일까?
OSEN 기자
발행 2008.03.04 17: 01

김재박 감독의 마음은 무슨 색일까. 현대 불세출의 에이스 정민태(38)가 제 8구단 우리 히어로즈를 거부하고 나왔다. 우리 구단과 계약 협상에서 연봉 8000만 원 제의를 뿌리쳤고 자청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방출됐다. 한때 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로 위력을 떨쳤던 그는 새로운 직장, 즉 새로운 구단을 찾아야 한다. 정민태의 자청 방출과 함께 눈길을 모으는 사람이 바로 김재박 LG 감독이다. 두 사람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김재박 감독이 현대를 이끌고 최강의 타이틀을 달게 된 결정적인 공로자가 바로 정민태였다. 정민태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지난 96년부터 김재박 감독이 재임한 11년 동안 정민태는 정규시즌 107승을 거뒀고 한국시리즈에서 6승 무패를 기록했다. 지난 98년 우승, 2000년 우승, 2003년 우승 과정에서 정민태는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우승컵을 김재박 감독에게 선물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06시즌을 마치고 김재박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으면서 헤어졌다. 두 사람은 현대 공동의 공신들이었다. 김재박 감독은 특유의 지도력과 용병술로 최강팀으로 조련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민태는 팀 전력의 가장 중요한 마운드를 이끄는 맏형으로 뒤를 든든히 받쳤다. 두 사람은 공동의 운명체나 다름 없었다. 다르게 보면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보다는 공동의 책임을 지는 특수한 관계였다. 방출과 함께 정민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정작 본인은 고향팀 SK에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입단은 미지수이다. 정민태는 이제 마지막 선수생활과 함께 지도자로도 시야를 둬야 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갈 곳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스승 김재박 감독이 제자 정민태를 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실 그가 제자를 위해 마지막 길을 열어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의지가 있든 없든, 구단과 조율, 그리고 보류선수 규모 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결과가 어떻든 옛제자의 힘겨운 행보를 바라보는 김재박 감독의 마음은 복잡할 것 같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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