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한 직원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한 쪽은 고용승계가 이뤄줘 우리 히어로즈 프런트가 됐으나 다른 한 쪽은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직원이 됐다. 그런데 서로 불편해진 이들이 한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현대해상보험 수원지사 건물에 위치한 예전 현대 유니콘스의 사무실에는 전 유니콘스 직원들과 현 우리 히어로즈 직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던 직원들로 다 아는 사이들이지만 처지가 달라진 만큼 서로 어색하기 짝이 없다. 예전 현대 직원들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한편 퇴직금 등 구단 청산작업을 위해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새로 우리 히어로즈 프런트가 된 직원들은 다른 사무실을 알아봐야 하지만 서울 목동구장에 사무실을 마련할 때까지 임시로 현대 사무실을 활용하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인 이들은 구단에 오피스텔이라도 마련해 임시 사무실로 쓰자고 건의했으나 구단 고위층에서 허락이 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바라보는 전 유니콘스 직원들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한 유니콘스 직원은 “우리도 실업자라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저들도 불쌍해보인다. 사무실도 못구해서 남의 사무실을 이용해 구단 업무를 보는 것이 안쓰럽다. 이제는 새로 뽑은 얼굴도 모르는 히어로즈 구단 직원들까지 사무실에 와서 업무를 본다”며 씁쓸해했다. 야구계 인사들도 우리 히어로즈 구단의 ‘짠돌이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다. 한 야구인은 “참 한심한 사람들이다. 그 돈이 얼마나 들어간다고 남의 사무실, 그것도 고용승계가 되지도 않은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느냐”며 우리 구단을 비난했다. 구단 청산을 위해 남아 있는 전 유니콘스 직원들과 새구단 우리 히어로즈 직원들의 이상한 동거는 언제쯤 끝날까.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