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믿음이 간다. 타고난 소방수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급 마무리' 정대현(30, SK)이 지난 4일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마지막 연습 경기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2년 연속 40세이브의 금자탑을 세운 오승환(26, 삼성)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대표팀에서 하차한 뒤 소방수로 낙점된 정대현은 오른쪽 팔꿈치와 왼쪽 무릎 부상을 떨쳐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지난 2일 대만 프로야구 디미디어 티렉스전에 3-1로 앞선 9회 팀의 여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정대현은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으나 "원하는 코스에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여전히 배고픈 모습이었다. "한두 번 더 던지고 투구 밸런스를 되찾겠다"고 다짐한 정대현은 4일 싱농 불스전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2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4번 황충이를 삼진으로 잠재웠다. 대표팀은 9회초 김동주의 2타점 결승타와 이진영의 우익선상 1타점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화끈한 화력 지원 속에 정대현의 어깨는 한결 가벼웠다. 9회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요리하며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구원승으로 승리 투수가 되는 짜릿함도 만끽했다. SK의 특급 마무리로 활약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제패를 달성한 정대현. 그가 최종 예선전에서도 특유의 짠물 피칭으로 본선 티켓을 노리는 대표팀의 1차 목표를 달성하는 주역이 되길 기대해본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