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영웅은 난세에 출연하는 법이다. 그러나 때로는 영웅이 난세를 야기하기도 한다. 서울 SK ‘미스터 빅뱅’ 방성윤(26·195cm)을 두고 하는 얘기다. 방성윤의 부상으로 말미암아 하향세를 걷던 SK가 방성윤의 복귀를 계기로 6시즌 만의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한층 더 높였다. 방성윤은 지난 4일 74일 만의 코트 복귀전에서 32점으로 대활약하며 소속팀 SK가 6강 경쟁팀 인천 전자랜드를 꺾고 0.5게임 차로 앞서며 단독 6위 자리를 되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방성윤의 활약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지난해 12월21일 전주 KCC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중부상을 당한 방성윤은 초인적인 재활을 거쳐 74일 만에 코트로 복귀했다. 복귀 첫 경기가 6강 경쟁팀 전자랜드였다는 점은 드라마틱했다. SK로서는 이날 경기를 패한다면, 1.5게임차로 벌어지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방성윤의 활약이 절실했다. 당초 20여 분 정도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방성윤은 그보다 훨씬 많은 33분51초를 소화하며 3점슛 4개 포함 32점·6리바운드·6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경시 시작 4분19초 만에 코트에 투입된 방성윤은 1쿼터에만 9점을 몰아넣으며 감각을 조율하더니,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무려 15점을 폭발시키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야투도 11개 가운데 8개를 적중시켜 야투성공률 72.7%를 기록했고, 자유투도 15개나 얻어내 12개를 성공시켰다. 이날 방성윤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자유투를 얻어낼 정도로 외곽뿐만 아니라 골밑에서도 무수한 파울을 유도했다. 이한권과 정영삼은 방성윤을 막는 데 힘을 소비하느라 공격에서 이렇다 할 공헌을 하지 못한 채 5반칙 퇴장당했다. 방성윤의 복귀로 나머지 SK 선수들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자시 클라인허드는 방성윤과의 2대2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방성윤에게도, 클라인허드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클라인허드는 이날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33점을 올렸다. 방성윤이 빠진 21경기에서 평균 4.9어시스트·2.9턴오버를 기록한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방성윤 복귀전에서 10어시스트·1턴오버로 시즌 초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와 함께 이병석·김기만·문경은 등 포워드들도 공격 및 출전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고 플레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SK 김진 감독은 ““전자랜드전 승리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방성윤과 함께 나머지 선수들도 자신감이 올라와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방성윤이 합류해 공격적인 부분도 보완됐지만, 수비에서도 미스매치가 해결됐다. 6강 경쟁팀을 이긴 의미도 크지만 방성윤이 가세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조금 더 희망적”이라며 승리만큼 방성윤의 성공적인 복귀에 무게를 두었다. 방성윤도 “나 자신의 플레이에 나도 놀랐다. 동료들이 살아나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SK는 6강 막차 경쟁팀 전자랜드보다 1경기 덜 치르고 0.5게임차로 앞선 데다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우세를 보여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 방성윤의 복귀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얻으며 분위기 대반전에 성공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