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갈아탄' 박항서, 파리아스 악연 깰까?
OSEN 기자
발행 2008.03.07 08: 47

3개월에 걸친 긴 단잠을 깨고, K리그 새 시즌이 돌아왔다. 개막전까지는 단 하루만 남아있을 뿐이다. 오는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와 작년 FA컵을 평정한 전남 드래곤즈의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이 펼쳐진다. 지난 시즌 한국 축구계를 평정했던 두 팀이었던 포항과 전남이다. 제철가 형제로 불리우는 이들 구단이지만 그다지 형제애는 두터워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악연으로 점철된 역사가 흥미롭다. 15년 만에 K리그를 평정한 포항과 FA컵 2연패에 성공한 전남 사이에는 감추고 싶은 여러 가지 비화가 많이 있다. 선수 수급이나 성적 등 얽히고 설킨 각 종 관계들이 이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컵 대회를 포함한 역대 전적에서는 전남이 18승16무17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FA컵 또한 3승 2패로 앞서고 있으나 고비마다 포항은 전남의 덜미를 잡으면서 두 팀은 지독한 악연을 이어왔다. 토종과 외국인을 대표하는 양 사령탑의 대결 구도는 더욱 흥미롭다. 신생팀 경남 FC를 이끌다가 전남 드래곤즈로 옮긴 박항서 감독과 '영일만 신화'를 다시 쓴 주역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그야말로 앙숙이다. 불행하게도 박 감독은 파리아스 감독에게 절대 열세를 보여왔다. 박 감독은 경남을 2시즌 넘게 이끄는 동안 포항을 만나면 유독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06시즌 1승 2패로 뒤져 있던 경남은 2007시즌에는 내리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6강 플레이오프 대결에선 정규 시간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서 3-4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박 감독 입장에서 볼 때 파리아스 감독은 반드시 꺾어야 할 장애물일 뿐이다. 파리아스 감독 개인에게도 또 한 번의 정상 등극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상대는 지난 시즌 자신들의 2관왕 등극을 방해한 전남이다.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박 감독은 "포항을 제대로 꺾어본 일이 없는데 이번엔 꼭 이겨보고 싶다"고 했으나 승부차기 패배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던 기억도 있다. '포스코'라는 한지붕에서 났다는 형제애보다는 서로 아픈 기억이 더 많은 전남과 포항, 여기에 경남 시절부터 이어진 박항서 감독과 파리아스 감독의 묘한 인연까지 맞물려 이번 개막전은 더욱 흥미롭기만 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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