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 3기 회장사 선임건이 지난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총회에서 결정됐다. 2기 회장사를 맡았던 SK텔레콤의 연임으로 결정이 나면서 출범 10주년을 맞는 e스포츠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08년은 한국e스포츠가 10년을 맞는 해. 세계로 뻗어나가 종주국의 역할을 자처하는 한국e스포츠가 한 단계 뻗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해다. 하지만 그런 2008년을 책임지게 될 3기 한국e스포츠협회가 출범 전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다름이 아니라 이사사중의 한 곳인 삼성전자가 6일, 이사회가 열리던 날 사퇴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배포된 보도자료에 나온 '전(全)이사사의 만장일치로 SK텔레콤이 3기 회장사로 연임 결정되었으며 전략위원회와 사무국회의 설치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처럼 엇갈린 모습에 양측 모두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가 보호해야 할 이사사이다. 곧 같이 갈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뭐라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우리의 구체적인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스포츠의 골간은 흥행이다. 흥행의 열쇠는 상품인 선수와 구매자인 시청자 및 관중이 쥐고 있지만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협회와 각 이사사의 노력에 달려있다. e스포츠의 경우 타 스포츠에 비해 적자의 폭이 크지 않다. 현재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중계권 수입이나 부대사업 등 다른 모델의 개발도 이미 끝냈다. 곧 있으면 블리자드의 또 다른 대작인 '스타크래프트 Ⅱ'가 1년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의 10년을 책임졌던 것만큼 '스타크래프트 Ⅱ'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이 때 한국e스포츠협회와 각 이사사는 눈앞의 소소한 이익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거시적인 밑그림 그리기는 뒷전이다. '스타크래프트 Ⅱ' 출시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KeSPA와 각 이사사에 새삼스럽게 던져보는 물음은 '과연 내일을 영위할 대책은 있는가'이다. 수시로 전략위원회를 열고 벌써 올 들어 두 번째 이사회(사장단 모임)도 가졌지만 본질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신배 회장은 지난 6일 3기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화, 국산종목의 세계화와 정식체육종목화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비틀린 행보가 계속된다면 3년 청사진은 고사하고 1년 뒤 계획조차 제대로 세울 수 없을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e스포츠는 벌써 햇수로 10년째이다. 자신들의 텃밭 지키기에만 급급한 모습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때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