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바꾼' 박항서, '파리아스 악연' 여전
OSEN 기자
발행 2008.03.08 17: 48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 감독이 또 한번 파리아스 악몽에 울고 말았다. 포항 수석코치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의 아픔은 두 배였다.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와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에서 전남은 종료 직전 남궁도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먼저 전반 26분 포항 수비수 김광석에게 선제 헤딩골을 허용한 전남은 하프타임 5분여를 남기고 시몬이 정인환의 프리킥 도움을 받아 왼발 슛으로 동점을 이뤄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수비진의 핵 곽태휘가 발목 부상으로 나간 뒤 후반전 들어 몇 차례 고비를 맞이했던 전남은 잘 극복하는 듯했지만 종료 직전 자신의 팀에서 이적한 남궁도에 추가골을 내줘 더욱 뼈아팠다. 사실 '제철가 형제'로 불리우는 양 구단이지만 형제애는 그다지 두텁지 않다. 오히려 악연으로 점철된 역사가 흥미롭다. 다양한 악연이 이들 구단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 전남이 18승16무17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FA컵 또한 3승 2패로 앞서고 있었지만 이날은 상황이 달랐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었다. 토종과 외국인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 신생팀 경남 FC를 이끌다 전남 드래곤즈로 옮긴 박항서 감독은 내심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길 희망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그동안 박 감독은 파리아스 감독에게 절대 열세를 보여왔다. 박 감독은 경남을 2시즌 넘게 이끄는 동안 포항을 만나면 유독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06시즌 1승 2패로 뒤져 있던 경남은 2007시즌에는 내리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6강 플레이오프 대결에선 정규 시간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서 3-4로 졌던 기억이 있다. 박 감독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기고 싶었던 파리아스 감독이다. 경기를 마친 뒤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집중력과 득점력 부족이 패인"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형제애보다는 아픈 기억이 더 많은 전남과 포항, 여기에 경남 시절부터 이어진 박항서 감독과 파리아스 감독의 악연의 고리는 언제쯤 끊어질까. yoshike3@osen.co.kr 박항서-파리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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