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프로리그에 이어 MSL 우승까지. '파괴신' 이제동(18, 르까프)은 강민 최연성에 이어 3가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모두 차지하며 마침내 '스타크래프트 완전 정복'을 달성했다. 이제동은 8일 부산 벡스코 특설무대에서 열린 '곰TV MSL 시즌4' 결승전서 3-1 승리를 따내며 마지막 관문으로 버티고 있던 MSL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개인리그인 MSL 스타리그, 팀단위리그인 프로리그 정상 정복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제동은 상대를 숨막히게 할 정도의 미칠듯한 공격력으로 유명하다. '파괴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의 공격력에 동족인 저그는 물론 프로토스, 상성상 불리하다고 평가받는 테란까지도 그의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이제동 본인도 밝혔지만 이번 MSL 우승까지의 여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김택용부터 시작해 박성준 박찬수 이영호 박성균 김구현 등 각 팀의 내노라하는 에이스들을 상대로 투쟁을 벌였다. 32강 첫 경기 상대였던 '혁명가' 김택용은 '저그의 악몽'이라 불릴 정도로 프로토스의 대 저그전 개념을 바꿔 놓았던 상대. 접전 끝에 김택용을 넘어서자 '투신' 박성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세를 탄 이제동은 16강 관문을 쉽게 돌파하며 8강에 올라갔지만 '어린 괴물' 이영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각종대회에서 자주 맞붙은 이영호는 무적이라 불리는 이제동에게도 분명 버거운 상대였다. 다전제 중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첫 판을 내주며 어렵게 출발한 이제동은 감각적인 전투 본능을 과시하며 3-1 대역전승을 이끌어내고 4강에 올라갔다. 4강전 상대 박성균은 조지명식서 맞붙기를 희망했던 상대였지만 전진 배럭 전략에 휘말리며 첫 판을 내줬다. 2, 3, 4경기를 내리 따내며 결승행 확정했지만 다른 불안요소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과도한 일정이었다. 그 여파로 이제동은 스타리그 8강전서 이영호에게 무너졌고, 곧이어 '곰TV 초청전'서도 내리 무너지며 약세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이제동은 자신에게 찾아온 두 번의 시련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섰다. 이제까지 열렸던 통산 16번의 MSL 결승전 중 1세트를 패하면 우승을 차지하기 힘들다는 징크스도, 첫 진출한 선수는 꼭 우승한다는 MSL의 우승자 법칙도 자신의 파괴 본능으로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MSL 우승 이후 이제동은 "양대리그 제패에 성공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지난 스타리그 우승때처럼 우승의 기분은 오늘이 끝이다. 내일부터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훗날 모든이에게 존경받는 임요환 선배처럼 후배 프로게이머들에게 내 이름 석자를 남기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