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조용호(25, 은퇴)이후 5년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첫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겨주려 했던 '프로토스의 조커' 김구현(18, STX)의 꿈은 마지막 순간에 아쉽게 좌절됐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며 2008시즌 최고 기대주라는 평가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것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김구현은 8일 부산 벡스코 특설무대에서 열린 '곰TV MSL 시즌4' 결승전 이제동과의 경기서 기세 좋게 선취점을 따냈지만 2,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1-3으로 우승에 실패했다. MSL의 전신인 KPGA를 포함하면 두 번째 1세트를 따내고 무너지 경우지만 STX 개인리그 첫 우승과 5번째 MSL 로열로더에 도전하던 자신의 꿈도 동시에 날아가버렸다. 1세트를 잡아내고, 2세트 중후반까지 이제동을 밀어붙일때만 해도 김구현의 우승 가능성은 눈 앞까지 다가왔다. 프로토스로는 보기 드물게 힘싸움과 견제 플레이 두 가지 모두를 능숙하게 하며 결승까지 직행한 그는 결승서도 이제동을 밀어붙일 정도로 파죽지세의 기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작은 실수 하나로 3세트를 내주면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프로토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카트리나'서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5시 멀티를 공략하며 자신의 본진 대문이 뚫리면서 분위기를 이제동에게 넘겨줬다. 1-2로 벼랑끝에 몰리자 19살의 어린 소년 김구현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조디악'서 마지막 반전을 노렸지만 이제동의 강력한 저글링 견제에 이은 뮤탈리스크 공습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상식과 경기장을 나가면서 보여준 모습은 차기 MSL과 곧 다가올 프로리그서 김구현의 활약을 충분하게 기대하게 할 정도였다. STX 김은동 감독은 "준우승도 참 잘한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고 이번 패배가 좋은 약이 될 것"이라며 김구현의 어깨를 다독였다. 김구현 또한 실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오늘 패배를 교훈으로 삼겠다. 준우승을 아파하기 보다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하는 의젓함을 보였다. 그동안 STX는 진영수의 원맨팀으로 불렸지만 김구현의 성장으로 2008시즌 누구도 얕잡아 볼 수 없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김구현은 이번 MSL서 임팩트 넘치는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차세대 프로토스 라인의 기수라는 사실을 과시했다. 김구현의 분발에 2008시즌 STX의 활약을 기대하게 된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