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포항 스틸러스를 K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41) 감독에게 ‘매직’ 외에도 듣기 좋은 수식이 또 하나 추가될 것 같다. 다름아닌 개막전 절대 강자. K리그 데뷔 이후 개막전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올해로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지 4년째를 맞이한 파리아스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05시즌 K리그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3월 9일 대전 시티즌과 첫 경기서 포항은 다 실바의 전반 45분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엄밀하게 따지면 K리그 개막전은 아니었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천 유나이티드와 3월 4일 개막전을 가질 예정이었던 포항은 폭설로 이 경기가 3월 27일로 연기되는 바람에 남들보다 닷새 늦게 시즌 첫 경기를 펼쳐야 했다. 정작 포항은 인천전에서는 득점없이 비겼다. 이듬해 3월 12일 전북 현대와 두 번째 시즌 개막전에서 포항은 3-1 완승을 챙겼다. 전반 26분 따바레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분 최태욱, 후반 25분 이동국이 한 골씩 추가했다. 전북의 밀튼에 후반 11분 만회골을 내줬으나 승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파리아스의 매직이 우승이란 달콤한 결실로 빛을 발했던 2007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와 3월 4일 원정 경기를 가진 포항은 전반 10분 터진 고기구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깔끔한 출발을 알린 뒤 승승장구, 결국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대망의 2008년에도 파리아스의 첫 경기 신화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펼쳐진 전남 드래곤즈와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서 포항은 종료 직전 터진 남궁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사실 기록은 깨질 뻔했다. 전반 26분 박원재의 크로스를 수비수 김광석이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해 앞서나갔으나 전반 종료를 5분 여 남기고 시몬에 동점골을 내줬다. 정규시간이 모두 지나고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48분 ‘이적생’ 남궁도가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결승골이 터지자 종료 직전까지 1-1 상황이 이어지자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포항 관계자들도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드러냈다. 본부석에서 관전한 ‘축구광’ 박승호 포항 시장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명희 포항 단장은 “파리아스 부임 이후 개막전에서 진 적이 없다.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서 우리 구단의 2관왕을 가로막은 전남을 상대로 설욕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기분 좋은 첫 경기 승리 기록을 이어갔다는 점”이라고 즐거워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