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가 형제' 전남 드래곤즈를 물리치고 깔끔한 올 시즌 출발을 알린 K리그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 챔피언을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펼쳐진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서 포항은 전후반 각각 한 골씩을 터뜨린 김광석과 남궁도의 맹활약에 힘입어 2-1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K리그 4년차를 맞이한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부임 이후 시즌 첫 경기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4시즌 연속 승리를 거뒀다는 데 더욱 큰 의미가 있었던 한 판 승부였다. 시즌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파리아스 감독이지만 이대로 만족할 수 없다. 지난해 K리그 정상에 등극, 1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포항에 안긴 파리아스 감독은 아시아 정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파리아스 감독은 공식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K리그나 FA컵 등 국내의 모든 대회도 중요하지만 클럽의 세계화를 위해 아시아 클럽 정상에 오르는 게 중요하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우승팀에 한해 올 12월 일본서 열릴 FIFA 세계클럽선수권 진출권이 주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포항이다. 당장 오는 12일 포항 스틸야드서 호주의 강호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AFC 챔피언스리그서는 지난 2006시즌 전북 현대가 K리그 클럽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클럽선수권보다 규모나 참가 팀 숫자까지 모든 게 확대됐기 때문에 의미를 더한다. 한명희 포항 단장은 "파리아스 감독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바로 AFC 챔피언스리그"라며 "국내 무대에만 안주할 경우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아주 좋다. 100퍼센트 컨디션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지만 포항 선수단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전남과 개막전 초반까지 조금 불안했던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나아졌다. 새로이 영입한 데닐손은 확실히 팀 플레이에 녹아들었고, 결승골의 주역인 토종 공격수 남궁도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수비수 김광석이 득점에 가세했다는 사실도 든든하다. 다만 선수 숫자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과 중원에서 명확히 공수를 조율할 미드필더가 없다는 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포항 관계자들은 "자칫 김칫국부터 마시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애들레이드전 패배는 생각지도 않는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아시아 정상만큼은 꼭 이뤄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