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후'의 피해자는 누구일까
OSEN 기자
발행 2008.03.09 08: 54

MBC 주말 시사 프로그램인 '뉴스후'의 심층보도를 둘러싸고 시청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누가 피해자인지를 따지는 부분이다. 8일 방송에서는 최근 문제가 불거졌던 어린이집들의 아동 학대 실태를 파헤쳤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일부 어린이집들의 부실 운영과 무책임에 대다수 시청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 '무서워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못보내겠다' '판사가 자기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겪었어도 그렇게 판결했을까'라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졌다. '뉴스후' 보도 이외의 어린이집 실태를 고발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또 보다 강력한 법 개정을 요구했다. 일부는 'OO어린이집 원장 사진 있는 주소' 등을 게시판에 올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어린이집 교사를 비롯한 교육계 종사자들의 반발도 이에 못지않았다. 일부 사고에 대한 집중 보도로 인해 나머지 열심히 하는 어린이집 종사자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시청자는 '방송 내용이 '저런 어린이집도 있나' 싶다가 반복되는 보도와 진행자의 말로 인해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저렇다는 건가'로 오해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사라는 한 시청자는'(전략) 그런데 제가 화가 나는건 그러한 몇몇 몰상식한 원장들과 교사들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교사들이 덩달아 오해를 받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뉴스후' 보도에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많고 너무 선정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성직자들의 재산과 과소비 현황 등 최근 '뉴스후'가 방송한 일련의 보도들은 매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과성 뉴스로 끝났을 사건 사고의 이면을 '뉴스후'가 심층 보도한 덕분이다. '뉴스후'는 '뉴스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회성 뉴스의 한계를 넘는 끝없는 노력. 그것이 바로 뉴스 애프터 서비스 정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처럼 '뉴스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거워지면 질수록 다른 한편에서는 '뉴스후' 보도로 피해를 보는 상황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 이번 '어린이집' 사건에서처럼 일부의 잘못이 전체의 잘못으로 비춰질 경우가 특히 그렇다. 사회 부조리의 정확한 심층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욕구와 이에 따른 파장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생겨난다는 게 '뉴스후'의 새로운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mcgw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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