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이 팀 내 주축 스트라이커로 득세하고 있는 K리그에 토종 골잡이의 부활을 예고하는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포항 스틸러스가 공격진 보강을 위해 영입한 예비역 1년차 남궁도(26)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치러진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아내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후반 11분 브라질 골게터 알도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남궁도는 대전 시티즌 돌풍의 주역 데닐손과 함께 최전방 투톱에 포진해 출중한 활약을 펼쳐내며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했다. 양 팀이 전반전 한 골씩 주고받아 1-1로 팽팽하던 균형은 남궁도의 투입과 함께 포항쪽으로 급격히 기울었고, 분위기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남궁도는 투입 10분 만에 전남 문전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은 골대를 맞아 아쉽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추가시간 4분이 거의 다 흐른 후반 48분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결승골을 작렬했다. 공교롭게도 남궁도에게 시즌 첫 골을 내준 전남은 그의 친정팀. 2001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 무대에 데뷔한 남궁도는 2005시즌 전남에서 활약했다. 그 해 11월 광주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 시즌 9골을 터뜨려 토종 공격수의 가능성을 알렸다. 제대 이후 전남에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짐을 꾸려 포항으로 옮긴 남궁도는 기분 좋은 한 방으로 경쾌한 첫 걸음을 뗐다.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 남궁도는 "국내 공격수가 K리그에서 힘을 못썼는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오랜만에 토종 골잡이가 타이틀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렇다고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남궁도는 "우리 팀에 좋은 용병 공격수가 많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많은 출전과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싶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사실 공격수는 득점으로 말한다고 했다. 찬스에서 얼마나 성공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한 치열한 골잡이 생존 경쟁에서 남궁도는 분명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간 게 틀림없어 보인다. yoshike3@osen.co.kr 지난 8일 경기서 남궁도가 결승골을 터뜨리기 직전 돌파하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