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왜 영화에서는 약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3.09 09: 31

만화의 힘이 왜 영화로 옮겨질 때는 약해질까? 베스트셀러 만화가 강풀(34 , 강도영)이 스크린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공포물 '아파트'에 이어 최근에는 최루성 멜로 '바보'가 개봉했지만 원작 만화의 인기를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왜? 웃기고 울리다 다시 웃기고, 끝내는 눈물을 쪽 빠지게 만드는 만화 원작의 감정 곡선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쉬질 않는 때문이다. 차태현 하지원, 두 톱스타의 출연으로 크게 기대를 모았던 '바보'가 그렇다. 고소영의 '아파트' 때보다는 한층 더 원작의 분위기를 살렸다는 평가지만 아직도 2% 부족하다. 원작의 주된 줄거리와 잔가지 에피소드까지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담았지만 그 느낌 그대로 살아나질 않았다. 바보 승룡(차태현)과 피아니스트 소꼽친구 지호(하지원)의 멜로 라인도 어딘가 허전하고 주변 인물들은 조금씩 겉도는 분위기다. 강풀 순정만화의 특징은 하나의 기본 줄거리를 타고 서로 얽히고 설킨 사연의 캐릭터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간미 풀풀 풍기는 삶을 보여주는 데 있다. 여기서 작가의 속내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주인공들의 독백과 회상, 그리고 마음 속 감정들을 정감있는 그림에 담아 독자에게 전달된다. 만화 '바보'의 가장 큰 강점이 영화로 따지면 강한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단점으로 변할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이나 그림 속 세밀한 묘사로 드러났던 원작의 미묘한 감정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도 강 화백을 향한 충무로의 러브콜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강 화백이 2003년부터 발표한 6편 작품은 현재 모두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거나 제작될 예정. ‘바보’(2004)를 비롯해 ‘순정만화’(2003), ‘아파트(2004), ‘타이밍’(2005), ‘26년’(2006),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 등 베스트셀러 만화들이 서로 순서를 다투고 있다. 또 한국영화 최다관객의 신화를 쓴 '괴물' 2편도 강 화백이 시나리오 작업을 맡고 있어 기대를 더하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