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친, "이기고 나니 마음 놓이네요"
OSEN 기자
발행 2008.03.09 11: 53

"오늘 공이 좀 높네요". 어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늘 걱정이 가득하다. 올림픽 대표팀 에이스 류현진(21, 한화)의 아버지 류재천 씨도 마찬가지였다. 류 씨는 지난 8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호주전을 지켜 보며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행여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며 마음 졸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선취점을 내주는 등 매회 안타를 허용하며 다소 흔들리는 듯 했다. 특유의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 16-1로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난 5회 1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 한기주(21, KIA)에게 마운드를 물려준 류현진은 1루주자가 득점하는 바람에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4⅓이닝 7피안타 1사구 4탈삼진 2실점. 대표팀은 '난적' 호주를 가볍게 누르고 16-2 7회 콜드 게임승을 거뒀다. "이기고 나니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같네요". 류 씨는 경기가 끝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진이에게 별 이야기 안 해요. 특별히 할 말도 없고요. 여기 와서 선수단 숙소 근처에서 얼굴 잠깐 본 게 전부입니다". 보이지 않게 자식의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아 붓는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나 "홈런을 맞더라도 볼넷은 절대로 내줘서는 안 된다"는 말은 잊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는 류현진의 공격적인 피칭은 류 씨의 남다른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스타 아들을 둔 덕분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한 턱 낼 일이 많다"는 류 씨는 마냥 즐거울 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으니 말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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