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들이 올 시즌 뜨거운 출발을 알렸다. 친정팀 부산 아이파크로 되돌아온 ‘반지의 제왕’ 안정환(32)의 기세가 특히 놀라웠다. 반면 전북 현대 ‘작은 황새’ 조재진(27)은 아직 완전치 않았다. 9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서 황선홍 신임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호 전북을 상대로 시종 우세한 플레이를 펼쳐 보이며 2-1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에 복귀해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었지만 시종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다 올 시즌 부산에 입단한 안정환은 전반 종료 직전 터진 한정화의 동점골의 단초가 된 강력한 프리킥을 날려 역대 부산 홈 개막전 최다인 3만2725명 관중들을 행복하게 했다. 90년대 후반 부산벌을 수놓았던 안정환이다. 예전 등번호 8번을 달고 90분 풀타임을 누빈 안정환은 활발한 몸놀림으로 홈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여러 차례 찾아온 프리킥 찬스를 과감하게 처리했고, 수비에서도 당찬 파이팅을 보였다. 안정환의 복귀전 상대였던 조재진. 4년여 만에 K리그로 되돌아온 조재진은 그러나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채 후반 15분 최태욱과 교체됐다. 슈팅도 단 한 차례에 그쳐 본부석 오른편에 자리잡은 전북 원정 응원단을 아쉽게 했다. 안정환 본인도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한다는 눈치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정말 힘든 경기였지만 팬들의 성원에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다. 아직 컨디션은 80퍼센트 정도지만 이번 경기를 계기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황선홍 감독과 ‘적장’ 최강희 전북 감독도 안정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뷔전 첫 승을 이뤄낸 황 감독은 “사령탑이 뭘 원하는지 잘 판단하고 플레이하는 선수”라며 “팀에 모든 것을 헌신하는 모습에 100퍼센트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씁쓸한 패배 속에서 여유를 잃지 않았던 최 감독도 “의외로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 생각보다 좋은 몸놀림이었고, 잘했다”고 격려한 반면 조재진에게는 “아직 부족했다.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데 다음 주말 홈 개막전 때는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정환은 "축구는 한 명이 하는 게 아니라 열 한 명의 선수들이 함께 하는 것"이라며 후배 조재진과 대결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