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26)와 카림 가르시아(33)는 올 시즌 거인 타선의 키 플레이어다.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롯데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의기 투합을 다짐한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9일 대만 윈린 도우리우 구장에서 동지가 아닌 적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 앞서 "가르시아 얼굴을 아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당연하지요. 우리 팀인데. 나랑 얼마나 친하다고요"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내가 멕시코가 경기할 때마다 우리 가르시아가 잘 하라고 얼마나 열심히 응원한다고요". 롯데의 4강 열쇠를 쥐고 있는 강타자들의 남다른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 적으로 만나지 않냐"고 건네자 "오늘은 누군지 모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잠시 후 이대호는 타격 훈련 중인 가르시아와 인사를 나눈 뒤 돌아왔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우리가 2연승 거두고 자기들이 2패 당했으니 오늘은 살살해 달라고 해요. 그래서 컨디션이 좋아 어쩔 수 없다고 딱잘라 말했죠"라고 이대호는 답했다.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등번호는 공교롭게도 같은 10번이다. "어느 순간 보니 10번이더라. 올 시즌 잘 해서 내년에 10번 달라는 것 아냐?". 그러면서 덧붙인 이대호의 한 마디가 걸작이었다. "그러면 난 100번 달아야지". what@osen.co.kr 이대호-가르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