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삼박자' KIA 발데스, 맹활약 '예고'
OSEN 기자
발행 2008.03.10 08: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KIA 호랑이굴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유격수가 나타났다. 올 시즌 새로 KIA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선수 윌슨 발데스(30)가 주인공이다. 발데스는 지난 8~9일 한화와의 시범경기 2연전을 통해 공수주에서 활약을 선보였다. 2경기 도합 7타수 3안타 2득점 4도루. 타율은 4할2푼6리이며 도루성공률은 100%였다. 외국인 타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장타력은 없었지만 나쁘지 않은 타격과 뛰어난 주루플레이 그리고 안정된 수비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발데스를 바라보는 조범현 감독의 시선도 매우 호의적이다. 발데스의 진가는 9일 경기에서 여과없이 나타났다.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발데스는 1회초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윤규진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으며 출루한 뒤 3번 이현곤 타석에서 2구째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도루였다. 6회초에도 초구에 3루쪽으로 절묘한 기습번트를 시도,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구째 도루를 시도했다. 타이밍상으로는 아웃이었지만 태그를 피해가는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유격수 수비도 소문대로 발군이었다. 3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이범호의 3-유간 깊은 타구를 걷어낸 후 감각적인 러닝스로로 2루 정확히 송구, 1루 주자를 포스아웃시키며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보여줬다. 멋진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기자 KIA 전체 팀 분위기가 달아오를 정도였다. 호수비로 분위기를 바꿀 만한 유격수는 흔치 않다. 발데스의 수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41경기에 기용된 것도 탄탄한 수비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범현 감독은 발데스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은 “발데스가 있음으로써 내야수비가 안정됐다. 주루 플레이도 빠르고 공격적이라 팀 기동력에 도움이 된다. 우리 팀은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많지 않아 기동력이 필수적인데, 그런 점에서 발데스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KIA는 한화와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도루를 9개나 시도해 6개를 성공시켰고 그 중 ⅔인 4개를 발데스가 책임졌다. 수비와 주루가 검증된 만큼 관건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조 감독은 9일 경기에서 발데스를 2번으로 기용해 테이블세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전형적인 '똑딱이'지만 발데스는 지난해 트리플A 9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4홈런·29타점으로 타격도 나쁘지 않았다. 출루율(0.413)·장타율(0.435)을 합한 OPS는 데뷔 후 가장 높은 0.848을 기록했을 정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타격 감각을 과시했다. 발데스가 기대대로 활약한다면 KIA는 1997년 이종범 이후 비로소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유격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종범 이후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홍세완은 장타력은 수준급이었지만, 수비가 불안했고 부상이 잦았다. 올 시즌에도 무릎 부상으로 빨라야 5월 이후 출장이 가능하다. 발데스는 공수주 모두 기대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는 발데스에게서 똑딱이형 내야수라는 새로운 유형의 외국인선수 성공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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