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7000만 원일까. KIA 유니폼을 입은 정민태(38)의 연봉은 당초 8000만 원을 제시한 우리 히어로즈 보다 1000만 원이 적은 금액이다. 연봉 7000만 원은 정민태가 원해서였다. 그만큼 돈이 아닌 마음이 맞는 곳에서 마음껏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다. 정민태는 지난 9일 서울서 이영철 KIA 부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원하는 연봉에 대해 질문을 받자 "7000만 원만 주십시요. 돈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습니다. 돈보다는 원하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고 말했다. 깜짝 놀란 이 부단장이 그럼 옵션을 생각하고 있으니 말해 달라는 부탁에도 "옵션도 필요없습니다. 대신 올해 잘하면 내년에 옵션까지 모두 연봉으로 해서 많이 올려주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단장도 흔쾌히 "올해 성적을 올리면 내년에는 많이 올려주겠다"고 말하면서 일사천리로 입단 계약을 성사했다. 정민태는 7000만 원을 선택하면서 두 가지 효과를 누렸다. 우선 돈 때문에 우리 히어로즈를 뛰쳐나왔다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됐다. 또 하나는 연봉협상에서 알력을 빚은 우리 히어로즈에 대해 적은 돈으로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겠다는 무언의 시위로도 해석된다. 당초 KIA는 연봉과 옵션 포함 1억 원 이상을 책정했다. 그러나 정민태의 강한 의지를 읽고 본인의 입장을 전폭 수용했다. 결국 정민태는 연봉 3억 108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삭감됐다. 돈보다는 명예를 택한 정민태의 의지가 어떤 성적으로 나타나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sunny@osen.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