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독 5인방, 개막전 '희비 교차'
OSEN 기자
발행 2008.03.10 11: 55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가 개막전 흥행을 일으킨 가운데 신임 사령탑 5인방의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 8일과 9일 개막된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가 총 7경기에는 17만 2142명의 관중이 입장,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했다. 기존 기록(2003년 14만 3981명)에 비해 3만 명 가까이 많은 숫자다. 당시 기록이 2002 한일 월드컵 특수에 힘입었다면 이번 흥행은 K리그 신임 사령탑 5인방의 이름값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축구에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것. 인천 유나이티드 장외룡 감독과 경남 FC 조광래 감독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 황선홍 감독이 승리로 미소를 지은 반면,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 감독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은 패배의 아픔을 달래야 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부산의 황선홍 감독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던 황 감독이 부산의 감독으로 온다는 사실에 팬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또다른 영웅 '반지의 제왕' 안정환의 귀환은 부산이 야구의 도시가 아닌 축구의 도시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 전북 현대를 상대로 2-1의 승리를 거뒀으니 황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4년 만에 K리그 사령탑으로 복귀한 경남의 조광래 감독에게도 관심은 집중됐다. 안양 LG 사령탑 이후 야인으로 자신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던 조 감독은 까보레와 뽀뽀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 없이 대구 FC에 4-2 대승을 거두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안양 시절 측면 중심의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던 조 감독의 전술이 경남에 무리없이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상대 팀 대구 FC 변병주 감독이 "'연세대-대표팀' 당시 잦은 심부름의 원한을 갚겠다"며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렸기에 이날 승리는 더욱 기뻤다. 또 다른 승자는 1년 간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이다. 장 감독은 제주 원정에서 인천 고유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2-0의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날 인천의 승리가 더욱 돋보인 것은 그동안 고민했던 데얀과 방승환의 공백을 '돌아온 탕아' 라돈치치의 활약으로 메웠다는 데 있다. 이날 라돈치치는 김상록이 올려준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하며 소중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동안 인천에서 자리를 못 잡던 라돈치치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장 감독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던 장면이었다. 한편 지난 시즌 경남 FC의 K-리그 돌풍을 일으켰던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 감독은 다시 한 번 포항 스틸러스의 벽을 넘지 못하며 패배를 받아 들여야 했다. 유독 파리아스 감독만 만나면 작아지는 박 감독으로서는 반드시 이기고 싶은 경기였지만, 고기구, 김치우가 부상을 당한 한계를 떨쳐내지 못했다. 여기에 경기 도중 곽태휘와 송정현, 이규로까지 부상을 당해 박 감독은 아픔은 더욱 깊을 수 밖에 없었다. 내심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싶었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알툴 감독도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경기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던 그는 인천을 상대로 홈에서 2-0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쉬웠다. stylelomo@osen.co.kr 조광래-황선홍-장외룡-박항서-알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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