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맨' 정민태,"팬들이 반겨줘 마음 놓인다"
OSEN 기자
발행 2008.03.10 16: 10

"팬들이 입단을 반겨줘 마음이 놓인다". KIA맨으로 변신한 '124승 투수' 정민태(38)가 10일 선수단에 합류했다. 정민태는 지난 9일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고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 광주로 내려갔다. 광주 시내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0일 오전 광주구장에 나가 감독 및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고 가벼운 훈련을 했다. 오후 1시께 KIA 라커룸에서 만난 정민태는 번호 33번이 박힌 바지와 검정색 언더셔츠를 입고 있었다. 건장한 체격의 고졸 5년차 김주형의 바지였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헐거워 보였다. 그는 "최근 열흘 동안 마음 고생을 해서인지 살이 좀 빠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민태는 조범현 감독에게 인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코치로 온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조범현 감독에게서 "다른 것은 없다. 풍부한 경험을 살려 젊은 투수들이 많은 KIA 마운드를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조 감독의 바람대로 정민태는 KIA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됐다. 종전 최고참 이종범과 70년 개띠로 나이는 같지만 학교는 1년 선배다. 이른바 왕고참이 된 것이다. 정민태의 라커룸 자리도 이종범 심재학 등이 있는 최상석에 마련됐다. 새 물품을 지급받고 KIA 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던 정민태는 KIA 로고가 박힌 검은색 언더셔츠(사이즈 18)에 대해 "현대 시절에는 칼라가 있는 셔츠를 입어보지 않아서인지 목이 좀 답답답하다. 나는 목이 짧다"고 말했다. 그만큼 새로운 팀에 대한 생경함을 드러낸 것이다. 마침 정민태의 옆에서 막 훈련을 끝낸 이종범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정민태는 이종범의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을 보고 "얼굴이 아저씨가 다 됐다"고 웃자 이종범은 "형도 우리 훈련 한 번 받아보세요, 이렇게 될 것 입니다"고 강도높은 훈련량을 은근히 설명했다. 이종범은 배려를 잊지 않았다. 정민태에게 신경을 써줘야 될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래도 투수니까 우리들(야수)보다는 투수들과 생활을 많이 할 것이다. (투수 최고참이었던)이대진이 잘 해줄 것이다"고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 정민태는 이에 앞서 광주구장 불펜 쪽에서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약 30개의 롱토스와 30m 캐치볼을 던졌다. 정민태의 볼을 받은 1군 트레이너 곽현희는 "생각보다 볼이 힘이 있다.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태는 "새로운 팀을 찾느라 열흘동 안 훈련을 못했다. 그 전에는 불펜에서 100개씩 볼을 던졌다. 일단 오늘 해보니 생각보다 힘이 있다. 목요일부터는 대구 원정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1군에 합류해서 훈련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팬들에 대한 말도 잊지 않았다. "솔직히 좀 걱정이 돼서 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대체로 입단을 반기는 분위기여서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 열심히 한다면 KIA 맨으로 박수를 받는 선수가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조범현 감독은 "아무래도 많은 볼을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실전피칭 일정은 정민태의 구위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다"고 말하고 잔류군에서 별도의 개인 스케줄에 따라 훈련을 하도록 조치했다. sunny@osen.co.kr 정민태(왼쪽)가 곽현희 트레이너와 함께 러닝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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